尹체포영장 재집행 초읽기…3자회동 이어 경찰·공수처 회의

연합뉴스 2025-01-14 17:00:07

공수처, 경찰 협조 속 막바지 채비…확성기·액션캠에 여분 옷 챙겨 출근도

尹측 입장변화 없고 경호처는 집행 저지 고수…이르면 내일 새벽 집행 전망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협의 위한 경찰·공수처·경호처 3자 회동

(과천=연합뉴스) 김다혜 전재훈 기자 =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2차 집행을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서서히 긴박감이 감돌고 있다.

공수처는 14일 고출력 확성기와 액션카메라인 고프로 충전기 및 여분 배터리, 액션캠 전용 셀카봉 등을 배송받아 구비하는 등 조만간 있을 영장 집행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앞서 현장 소통과 채증, 상황 기록 등에 필요한 장비를 추가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들은 이날 아침 여분의 옷 등이 담긴 쇼핑백을 든 채 출근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대통령경호처의 기관 간 소통과 대외 공보도 빠르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주체인 공수처, 경찰과 집행에 맞서는 상황인 경호처의 입장은 서로 다르지만 이들은 이날 오전 8시께 3자 회동을 하고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관해 논의했다. 이는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가기관 간 충돌은 발생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전날 메시지에 따른 조처다.

공수처와 경찰은 "경호처에 안전하고 평화적 영장 집행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이날 오전 9시46분 언론에 공지했는데, 경호처는 3시간여 뒤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기존 경호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내놨다.

경호구역인 관저를 책임자 승인 없이 강제로 출입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영장 집행 저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체포영장 2차 집행일은?

하지만 공수처와 경찰이 이런 경호처의 입장 발표 때문에 집행을 미룰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수처는 이날 3자 회동에 대해 "논의는 논의대로 한 것이고 (집행 계획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호처의 입장문 발표 이후에도 "아직 상황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적법하게 발부받은 체포·수색영장에 따라 관저를 수색해 윤 대통령을 체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영장 집행을 앞두고 경찰 국수본 특별수사단과 서울·경기남부·경기북부·인천청 형사기동대장 등 광역수사단 지휘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3차 작전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관저 진입 계획 등을 거듭 논의했다.

회의에는 공수처 부장검사와 검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행 착수 시점으로는 이르면 15일 새벽 5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제3의 장소에서 조사 또는 방문 조사 등을 모두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대안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제3의 장소 조사 등을 변호인단 차원에서 검토한 바 없고 정 실장과 미리 상의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설령 변호인단이 제3의 장소 또는 방문 조사를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시점에서 공수처가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양측은 그동안 변호인 선임계를 내면서 접촉한 바 있지만 그간 이렇다 할 조율을 할만한 상황은 없이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왔다.

또 윤 대통령 측이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미 발부된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않고 제3의 장소 조사 등을 추진하면 검찰의 김건희 여사 출장 조사 때처럼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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