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다카 교외 노른자위 땅 나눠 가져…조카딸 英장관도 포함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지난해 대학생 시위 유혈진압 후 인도로 도피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일가족이 수도 다카 교외의 대규모 노른자위 땅을 불법적으로 나눠 가진 혐의로 고발됐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데일리스타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악테르 호사인 방글라데시 반부패위원회(ACC) 위원장은 전날 취재진에 하시나 전 총리, 그의 아들 및 딸, 하시나의 여동생 및 두 딸의 부패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호사인 위원장은 "하시나 전 총리가 집권 기간에 일부 관리들과 짜고 수도 다카 교외의 땅을 자신과 가족들이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노른자위로 통하는 이 땅은 외교단지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사인 위원장은 피고발인 명단에 하시나 전 총리의 여동생 딸이자 영국 정부의 반부패 장관인 튤립 시디크(노동당 하원의원)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시디크 장관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시디크 장관은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측에 해명했고 총리는 그를 여전히 신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명단에 포함된 하시나 전 총리의 딸 사이마 와제드는 세계보건기구(WHO) 남·동아시아 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ACC는 하시나 일가족이 러시아 자본이 들어간 원전 건설과 관련해 50억달러(약 7조3천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지난달 조사에 착수했다.
건설 중인 이 원전은 방글라데시의 첫 원전이다.
하시나 전 총리는 학살 등의 혐의로 방글라데시 사법당국에 의해 이미 피소된 상태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최근 인도에 그의 송환을 요청했지만 아직 답은 받지 못했다.
2009년부터 두 번째로 집권해오던 하시나는 수주 동안 대학생 시위를 유혈진압하다 수백명이 사망하자 지난해 8월 사퇴하고 자신의 정부를 후원해온 인도로 달아났다.
이후 들어선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직전 정부의 부패 등을 바로잡는 개혁 작업을 진행하면서 차기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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