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안보보좌관 "트럼프 2기도 對중국 AI반도체 규제 유지할 듯"

연합뉴스 2025-01-14 13:00:13

바이든 막판 대대적 수출 통제 발표…설리번 '트럼프 승계' 낙관

중국 산둥성 반도체 시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전임 바이든표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바이든 정부 핵심 당국자가 13일(현지시간) 내다봤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보도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를 둘러싸고 미 의회 내 여야 모두 국가 안보 우려에 공감대가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런 발언은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일주일을 남긴 이날 중국을 겨냥해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신규 수출 규제를 발표한 직후 나온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후임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 한도를 변경할 가능성은 있지만, 핵심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분명히 어떻게 진행하고 싶은지는 그들에게 달려 있을 것"이라면서 "아마도 우리가 이번 규정을 어떻게 조정할지를 놓고 거쳤던 내부 논의를 그들도 동일하게 거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만약 120일 뒤에 그들이 우리가 봤던 상황을 보고는 '우리는 이것이 전혀 필요 없다'고 말한다면 나는 정말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번 규제가 트럼프 2기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이번 규제는 중국·북한·러시아 등 20여개 '우려 국가'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첨단 그래픽 처리장치(GPU) 등 AI 반도체를 계속 구입할 수 없도록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규제 시행까지 상대적으로 긴 120일을 여론 수렴 기간으로 두면서 후임 트럼프 행정부가 업계 입장 등을 반영해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AI 반도체 선두인 엔비디아를 포함해 업계에서는 신규 규제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는 성명에서 "세계 대부분에 수출을 제한하는 규정은 (AI 반도체) 남용 위험을 줄이기는커녕 경제 성장과 미국의 리더십을 위협하는 중대한 정책 전환이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같은 업계 분위기와 관련된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혹시 트럼프 당선인이 이같은 정책 기조에 반대하는 기업인들과 손잡는 것을 우려하는지 묻는 질문에 설리번 보좌관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기업인들이 "대체로" 무역 규제의 필요성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일주일 뒤인 오는 20일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 바이든 시절 여러 규제가 대거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간 미 국가 안보와 연결 지었던 대중국 규제를 놓고 트럼프 당선인의 무게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촉각이 곤두선 상황이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상무부 산업안보국(BIS) 차관으로 1기 시절 중용했던 제프리 케슬러 변호사를 고려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산업안보차관은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는다.

케슬러는 워싱턴 로펌 출신 무역 전문 변호사로, 트럼프 1기에서는 상무부 집행 및 규정준수 차관보를 지낸 데 이어 2기에서 요직으로 물망에 오르게 됐다.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