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객 1명 '노쇼'에 명부 21명 수정·배 착각한 1명 승선하자 22명 출항
(목포=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전남 신안군 가거도 해상에서 침몰 사고로 3명이 숨지는 인명피해를 낸 낚싯배의 선장이 배를 잘못 찾아온 낚시객을 태우고 출항하면서 해경에 허위 보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선장 A(59) 씨는 이달 4일 사고 당일 낚시객 20명을 태우고 가거도 해상으로 출발하면서 해경에는 19명을 태웠다고 거짓 보고했다.
9.7t급인 A씨의 낚싯배에는 낚시객 20명과 선장·선원 각 1명 등 총 22명이 탈 수 있다.
사고 당일 A씨는 탑승 정원을 꽉 채워 낚시객을 모집했는데, 낚시객 가운데 1명이 약속했던 출항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
A씨는 전체 승선 인원을 21명으로 수정한 명부를 해경에 전달했다.
그런데 출항 시간이 임박해 배를 착각한 낚시객 1명이 A씨의 낚싯배에 올랐고, A씨는 그가 승선을 예약했던 낚시객이 아닌 줄 알고도 총 22명을 태운 채 그대로 출항했다.
일련의 승선명부 허위 기재 탓에 사고 해역에서 해경의 구조 작업은 대상 인원이 21명이냐 22명이냐를 두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A씨가 운항한 낚싯배는 지난 4일 오전 10시 27분께 신안군 가거도 인근 연안에서 기관실 침수로 엔진이 꺼져 표류하다가 암초와 충돌해 뒤집혀 침몰했다.
승선원 22명 모두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들어 민간 어선과 해경에 의해 모두 구조됐지만, 이 중 3명은 저체온증 등에 의해 숨졌다.
배를 잘못 찾아 탄 낚시객 1명은 이번 사고에서 생존했다.
해경은 엔진 냉각수로 쓰기 위해 끌어올린 바닷물이 기관실 내부로 급격히 유입됐다는 A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또 엉뚱한 낚시객을 태우고 출항한 과정에서 A씨가 승선비를 따로 받아 챙겼는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사건을 검찰로 넘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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