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행, '고교무상교육 국비지원 연장' 거부권…"국민부담 가중"(종합)

연합뉴스 2025-01-14 12:00:14

"대규모 재정 소요…입법적 강제보다 사회적 수용성 높은 대안 도출해야"

野주도 법안에 3번째 거부권…"재의요구해 송구, 여야가 정부와 머리 맞대길"

北 도발에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한미동맹 바탕으로 단호 대응"

최 권한대행, 국무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고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 기간을 3년 연장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무상교육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해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달라는 취지에서 재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고교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이 분담하는 한시 규정의 기한을 3년 연장하는 내용으로, 소관 부처인 교육부와 여당이 재의요구를 건의했다.

최 권한대행은 "입법 과정에서 더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 비용 분담 3년 연장 및 분담 비율을 순차적으로 감축하는 대안이 제시되었음에도 충분한 논의 없이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상교육에 대한 국비 추가 지원에 대해 사회 일각에서 이견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처럼 대규모 재정이 소요되는 정책은 국고지원을 입법적으로 강제하기보다는 국회에서 충분한 정치적·정책적 협의 과정을 거쳐 사회적 수용성이 높은 대안을 도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정된 재원 여건하에서 국가 전체의 효율적 재정운용을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방교육 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자체 교육·학예 사무는 지방교육재정으로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올해 지난해보다 3조4천억 원 증가한 72조3천억 원을 교부할 계획이며, 이 재원을 포함해 지방교육재정을 내실 있게 사용한다면 고교 무상교육 경비는 지방에서 부담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특히 "그럼에도 국가가 과도하게 추가 비용을 지원하게 된다면 국가 전체의 효율적 재정운용을 어렵게 해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직을 맡은 후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지난달 31일 쌍특검법(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이어 이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정안까지 3건이 됐다.

최 권한대행은 교육부와 여당의 건의에 따라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AI 교과서 자료 규정법은 지난 10일 정부로 이송돼 재의요구 시한은 25일까지다.

최상목 권한대행, 국무회의 주재

최 권한대행은 "국회·정부 국정협의체 출범을 앞두고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다"며 "국가의 추가적인 재정 투입에 대해 여야가 정부와 함께 다시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최 권한대행은 북한의 도발과 관련, "지난 6일에 이어 8일 만에 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이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정부는 굳건한 안보 태세와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더욱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