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국내 훈련 마치고 미국서 MLB 두 번째 시즌 준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어깨 재활을 마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빨리 실외 훈련을 하고 싶은 마음에 출국을 서둘렀다.
13일 미국으로 떠난 이정후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발을 내딛기 전에 "몸 상태는 100%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다 했다. 미국에서 실외 훈련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두르려는 자신을 꾹 누를 수 있는 성숙함도 갖췄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이 부상 탓에 너무 일찍 끝났고, 긴 재활을 했다"며 "그래도 그런 시간이 있어서 더 성숙해졌다. 지난해 MLB 첫 시즌은 그냥 자신감만 가지고 덤볐다. 지금은 차분하게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마음가짐은 지금이 더 시즌을 치르는 데 유리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의욕을 조절해야 한다. 지난해에도 파울 타구에 맞아 몸이 안 좋았다가 회복해서 지나치게 의욕을 부리다가 어깨를 다쳤다"며 "올해는 더 차분해지겠다"고 덧붙였다.
2024시즌을 앞두고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달러의 대형 계약을 하며 빅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는 팀의 1번 타자 자리를 꿰찼다.
5월 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쪽 발등을 다쳐 10∼12일 사흘 동안 결정한 이정후는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벌인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 복귀했다.
의욕적으로 그라운드에 선 이정후는 그러나 곧 쓰러졌다.
1회초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타구를 잡고자 뛰어오른 이정후는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다.
결국 이정후는 수술대에 올랐고, MLB 첫 시즌을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641로 마쳤다.
이정후는 "파울 타구 때문에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복귀해 의욕이 넘쳤다. 의욕을 조절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걸 또 한 번 깨달았다"고 밝혔다.
잔여 시즌 미국에 남아 재활하던 이정후는 10월 1일 귀국해 훈련을 이어갔다.
샌프란시스코는 구단 트레이너를 한국으로 보내 이정후의 재활을 도왔다.
약 열흘 동안 한국에 머물며 이정후의 몸 상태를 살핀 트레이너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매일 이정후의 훈련 경과를 점검하고 훈련 프로그램도 짰다.
이정후는 "시차가 있는 데도 트레이너가 내 훈련 시간에 맞춰 일했다"고 고마워했다.
그만큼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애지중지한다.
이정후는 한국에 머문 100일 동안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훈련에만 집중하며 구단의 관심에 화답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가장 바라던 "완벽하게 회복했다"는 답도 줬다.
이정후는 "지난해 시즌을 아쉽게 마감했으니, 절치부심해서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무엇보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시즌 끝까지 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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