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상 방한, 日측이 제안…집권당 내 일부 반대에도 추진"
"日, 작년 11월 2+2 회의·공동훈련 韓에 타진…이후 韓정세 급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연초 한국을 방문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 것과 관련해 일본 언론이 불확실한 대내외 정세 속에서 양국이 안보 협력 방침을 확인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조 장관과 이야와 외무상은 전날 서울에서 만나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 개선 기조를 앞으로도 이어가고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일본 외무상이 한국과 양자 회담을 목적으로 방한한 것은 2018년 4월 고노 다로 이후 약 7년 만이다. 또 한일 외교장관이 양자 회담 결과를 알리기 위해 공동 기자회견을 한 것은 14년 만이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회담에 대해 "한국의 내정 혼란과 관계없이 한일이 협력 강화를 나타내 군사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나카타니 겐 방위상이 연말연시에 방한을 추진했으나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국 혼란으로 실현되지 않았다면서 "일본 측이 이와야 외무상 방한을 제안해 이번 회담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집권 자민당 간부를 지낸 하기우다 고이치 의원이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한국에 일부러 가려는가"라고 비판하는 등 일부 반대 목소리 속에서도 이와야 외무상이 한국을 방문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신은 "(한일이) 협력 관계 지속을 알렸지만, 60주년 교류 사업을 둘러싼 구체적 성과는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시바 정권이 인도·태평양 국가와 안보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이와야 외무상이 조태열 장관과 회담에서 한일 관계 강화의 흐름이 변치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동맹국 미국의 수장 교체는 일본의 경제, 외교 등 여러 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은 트럼프 1기 행정부와 비교해 더 엄중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세가 급변하면서 한국과 안보 협력에 속도를 내려던 일본 구상이 어그러졌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나카타니 방위상이 방한을 추진하던 지난해 11월 일본 측이 외교·국방(2+2) 장관 회의 신설과 한일 공동 훈련을 한국 측에 타진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신문은 "한국 측 답변을 막 기다리던 참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한일 방위 협력은 사실상 정지 상태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2+2 방안이 사라졌다"며 일본이 2+2 회의 신설을 타진했지만 구체적으로 진전을 이뤄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일본이 중장기 과제로 상호 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일본명 '원활화 협정') 체결을 한국과 협의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닛케이는 소개했다.
2+2 회의는 양국 간 안보 현안을 협의하는 회의체 중에는 정상회담을 제외하면 가장 격이 높다고 알려졌다. 일본은 미국, 영국, 호주 등과 2+2 회의를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2018년 12월 불거진 이른바 '초계기 갈등' 이후 한미일 3국 중심으로 군사 협력을 이어왔다.
닛케이는 "이시바 정권은 현재 상태를 고려해 한국 외교 당국을 중심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여기에 '준동맹'으로 자리매김한 호주, 필리핀과 더 깊은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sh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