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빅리거 도전 사사키, 협정 따라 마이너 계약
헐값 영입 기회에 줄 선 MLB 구단들…콧대 꺾고 구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본 출신 특급 강속구 투수 사사키 로키(23)의 행선지가 좁혀지는 분위기다.
AP통신, MLB닷컴 등 미국 매체들은 14일(한국시간) 사사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텍사스 레인저스에 '불합격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디애슬레틱 등 일부 매체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도 후보군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유력한 후보로 남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선택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전달했다.
사사키는 지난해 시속 165㎞의 직구를 던져 일본프로야구 최고 구속을 기록한 광속구 투수다.
2022년 4월엔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연소인 20세 157일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등 최고의 기량을 펼쳤다.
사사키는 지난해 소속팀 지바 롯데 머린스에 미국 진출 허용을 요청했고 시즌 후 구단의 승낙과 함께 포스팅 자격을 얻어 MLB 문을 노크하고 있다.
사사키가 미국 진출을 선언하자 콧대 높은 MLB 구단들이 줄지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사사키는 구단 관계자들과 만나 '역면접'을 보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팀에 '불합격'을 통보하고 있다.
마치 연예 프로그램 서바이벌을 보는 듯하다. 이유가 있다.
2001년 11월생으로 만 25세 이하인 사사키는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일반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사사키는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없고, 각 구단이 보유한 국제 영입 한도액안에서 신인 선수 마이너 계약을 해야 한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각 팀 국제 영입 한도액은 최소 515만달러(76억원)에서 최대 756만달러(111억원) 수준이다.
받을 수 있는 연봉도 76만달러(11억원)로 제한된다.
사사키는 올겨울 MLB FA 시장에서 3위 수준의 평가를 받는다.
수억달러대 계약이 이뤄지는 MLB에선 헐값과 다름없다. 아울러 계약을 맺은 구단은 6시즌 동안 사사키에 관한 보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각 구단은 적은 돈으로 특급 투수를 영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몇몇 구단은 사사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책자를 만들고 단편영화 수준의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사키는 각 구단 면접 시간을 '2시간 이내'로 정하기도 했다.
사사키는 추후 장기 대형 계약을 안겨줄 수 있는 빅마켓 구단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1, 2선발이 아닌 3, 4선발로 뛸 수 있는 팀을 찾고 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사사키는 지바 롯데 구단의 철저한 보호로 매 시즌 130이닝 이하의 적은 이닝을 던졌다.
최근 수년간 철저하게 관리받은 만큼 MLB에서도 무리하지 않은 등판 일정을 따르고 싶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인 선수가 속한 팀을 원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속한 다저스, '롤모델' 다루빗슈 유가 뛰는 샌디에이고가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사사키의 포스팅 마감일은 24일이다.
cy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