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량 70만7천853대·수출비중 32%…HEV 라인업 확대 등이 주효
수출 200만대·500억 달러 2년 연속 달성…SUV·북미비중 각각 69%·56%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친환경차 수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맞아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전년 대비 12만대 이상 증가하며 친환경차 수출을 견인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수출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를 포함한 친환경차 수출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70만7천853대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직전 최대인 2023년을 넘어선 수치로, 친환경차 기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다.
특히 4년 전인 2020년(27만여대)과 비교하면 160% 증가하는 등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수출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같은 기간 전체 수출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7%에서 32%까지 뛰어올랐다.
빠른 전동화 전환에 더해 일시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에 맞춰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생산·판매체제를 유연화했던 것이 이러한 수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시장 수요 변화에 적기 대응했다는 뜻이다.
친환경차 수출을 견인한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전년 대비 44.6% 증가한 39만7천200대를 기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전체 친환경차 수출의 56.1%에 해당한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중 가장 많이 수출된 모델은 9만3천547대의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였다.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7만353대),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6만9천545대), 현대차 아이오닉5(6만8천227대)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차종은 유력 해외 전문지들로부터 잇달아 호평도 받고 있다.
코나 하이브리드는 독일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 빌트'가 진행한 비교평가에서 '하이브리드 명가'로 불리는 도요타의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를 제쳤고, 니로 하이브리드는 미국 자동차 전문 평가 웹사이트 '카즈닷'의 '2023 최고의 차 어워즈'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전체 수출 대수는 218만698대, 수출액은 533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대수, 수출액 모두 전년 대비로는 소폭 줄었지만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출 200만대, 수출액 500억달러를 넘겼다.
현대차·기아가 기록한 수출액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6천838억달러의 7.8%에 해당한다. 또 자동차 전체 수출액 708억달러의 75.4%에 달한다.
특히 수출에서 고부가가치 차량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많은 69.1%를 기록했다. 수출량은 150만6천287대였다.
현대차, 기아를 통틀어 가장 많이 수출된 모델은 23만1천69대의 현대차 아반떼였다.
현대차는 아반떼에 이어 코나(22만3천292대), 투싼(15만1천171대) 등의 순으로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기아 차량은 스포티지 13만6천533대, 니로 11만5천881대 등의 순으로 많이 수출됐다.
지역별 비중은 북미 55.6%, 유럽 18.7%, 아시아·태평양 9.1%, 중동·아프리카 9.1%, 중남미 5.2% 등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첫 선적이 시작된 1975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차·기아의 누적 수출 대수는 5천600만여대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지속적인 제품·브랜드 경쟁력 강화, 신흥시장 공략 등을 통해 수출 확대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