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쟁과 공존의 700년…'로마와 페르시아'

연합뉴스 2025-01-14 09:00:15

'로마인들의 지혜, 로마법의 법격언'·'인생 처음으로 세계사가 재밌다'

로마와 페르시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 로마와 페르시아 = 에이드리언 골즈워디 지음. 이종인 옮김.

고대 세계에서 로마 제국과 맞설 수 있었던 유일한 강대국은 오늘날 이란 중심부에 있던 페르시아 제국이었다. 두 제국은 약 700년 동안 국경을 맞대고 때로는 전쟁을 벌이고, 때로는 평화를 유지하며 공존했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이드리언 골즈워디의 신작인 이 책은 로마와 페르시아 제국의 장대한 대립과 협력의 역사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이들의 관계가 고대 세계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다.

책은 단순히 전쟁사를 다루는 것을 넘어 두 제국의 지속적인 적응과 상호 작용, 그로 인한 발전에 주목한다.

로마와 페르시아는 서로를 완전히 정복하려는 대신 적절한 타협과 강화 조약을 통해 비교 우위를 점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의 전략과 기술을 배우며 점점 더 비슷한 모습으로 변모했다.

저자는 로마 중심의 기존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페르시아의 관점까지 아우르며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한다. 특히 페르시아의 동전과 금석문, 고고학적 증거 등을 제시해 로마와의 경쟁사를 객관적으로 재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책은 또 두 제국의 경쟁에 휘말린 소규모 국가들과 그 지도자들의 역할도 살펴본다. 아르메니아와 캅카스 지역 왕국들처럼 단순히 강대국의 희생양이 아니라 자국의 야망을 펼치며 로마와 페르시아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례를 거론한다.

책과함께. 816쪽.

로마인들의 지혜, 로마법의 법격언

▲ 로마인들의 지혜, 로마법의 법격언 = 한동일 지음.

"로마는 첫째 무력으로, 둘째 그리스도교로, 셋째 법으로 세계를 세 번 지배하였다."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로마법을 가르치는 저자는 로마법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여전히 현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방대한 로마법 속 격언들은 법학과 인간 이성의 진보를 보여주는 산물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로마법대전 '학설휘찬'(Pandekten) 속 법격언인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며, 평생의 운명 공동체이자, 신법과 인정법의 교류이다'라는 문장을 대표적 사례로 든다.

혼인을 정의한 이 격언은 로마법을 토대로 만들어진 대륙법 체계에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책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시민법 대전'부터 중세 교회법의 법학적 계승까지 로마법의 영향을 면밀히 살핀다.

간결한 라틴어 문장으로 표현된 법격언은 법률가뿐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책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박영사. 656쪽.

인생 처음으로 세계사가 재밌다

▲ 인생 처음으로 세계사가 재밌다 = 니시무라 데이지 지음. 박현지 옮김.

1992년 출간 이후 30년간 일본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교양서로 국내에서 처음 번역 출간됐다.

책은 고대 문명의 탄생에서 르네상스의 혁신, 세계대전의 격변, 동아시아와 남미의 독립에 이르는 역사의 변곡점을 깊이 있으면서도 흥미롭게 풀어냈다. 110여개의 그림 자료를 통해 역사적 순간을 생생하게 담았다.

저자는 단순한 사실 전달에 그치지 않고 현대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통찰한다. 2천500여년 전 정치가의 선동에 휘말린 아테네 시민을 두고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그리스 패권이 아테네로부터 떠나간 결정적 이유"라고 짚는다.

더퀘스트. 672쪽.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