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전망 하향 '도미노' 조짐…국내 기관서도 1.67% 제시

연합뉴스 2025-01-14 08:00:04

국가미래연구원, IB 평균보다 낮은 전망치…野 김현정 "경제 곳곳 경고등"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가미래연구원이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67%로 제시했다. 국내 기관 중 가장 낮은 전망치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산업연구원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미래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이 1.6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국제금융센터가 취합한 지난달 말 기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1.70%)보다도 0.03%포인트(p) 더 낮은 수준이다.

국가미래연구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권 주자 시절이던 지난 2010년 12월 싱크탱크로 출범시킨 민간 연구기관이다. 김광두 전 서강대 교수가 원장을 맡고 있다.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의 대내 변수로 "정치적 이슈, 금융시장 불안정, 높은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수준, 장기 저성장, 인구구조 변화" 등을 거론했다.

아울러 대외 변수로는 "미국 달러화 강세, 무역 분쟁, 지정학적 위험 확산,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고금리 지속, 중국 경기 둔화" 등을 열거했다.

이런 변수들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올해 건설투자가 -1.16% 뒷걸음치고, 수출 증가율도 1.43%에 그칠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7%로 목표 수준(2%)을 밑돌겠지만,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449원에 달해 통화정책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어 "추가경정예산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추경을 기술개발, 기술 및 기술 인력 투자, 산업 구조조정, 서민금융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계엄 여파로 인한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다른 기관들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으나, 오는 2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수치를 더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성장률을 애초 1.9%로 예상했는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0.06%p가량 긴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거듭 언급했다.

글로벌 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11월 말 평균 1.8%에서 한 달 만에 0.1%p 내려갔다. 그중 바클리는 이달들어 전망치를 1.8%에서 1.7%로 더 낮췄다.

주요 기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국회예산정책처 2.2%, 산업연구원 2.1%, 한국개발연구원(KDI) 2.0%, 현대경제연구원 1.7% 등이다. 국외에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1%,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각 2.0% 등을 전망치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느닷없는 계엄 사태로 환율이 급등하고 경제 성장이 위축됐다"며 "우리 경제 곳곳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며 "수렁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탄핵 정국을 조기 종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