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통 파격 광고' 伊 사진작가 토스카니 별세

연합뉴스 2025-01-14 00:00:30

올리비에로 토스카니의 2010년 모습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베네통 광고 캠페인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올리비에로 토스카니가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2세.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그의 유족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25년 1월 13일 오늘, 사랑하는 올리비에로가 다음 여정을 시작했음을 발표하게 돼 매우 슬프다"고 밝혔다.

토스카니는 지난해 8월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와 인터뷰에서 아밀로이드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아밀로이드증은 아밀로이드라는 비정상적 단백질이 여러 장기에 쌓이면서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난치성 희소 질환이다.

당시 그는 "1년 동안 40㎏이 빠졌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1942년 2월 28일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태어난 토스카니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진작가가 됐다.

그는 엘르, 보그, GQ, 하퍼스 바자, 에스콰이어와 같은 유명 패션잡지에서 일하며 이탈리아 출신 모델 겸 배우 모니카 벨루치의 데뷔를 도왔고 앤디 워홀, 존 레넌, 페데리코 펠리니와 같은 저명인사의 사진을 촬영했다.

특히 1982년부터 2000년까지 베네통의 아트디렉터 겸 사진작가로 일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신부와 수녀의 키스, 형형색색의 콘돔, 흑인 엄마의 젖을 먹는 백인 신생아, 죽어가는 에이즈 환자, 총구멍이 선명한 피투성이 군복,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들의 얼굴, 거식증으로 굶어 죽은 여성의 시신 등이 그의 작품이다.

이같은 파격적인 광고 캠페인으로 사회적 금기와 고정관념을 깬 선구자라는 찬사와 함께 심각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들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자신을 향한 논란에 그는 "사진 한 장이 아니라 내 작품 전체와 그에 대한 헌신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