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이준석계 최고위원 설전…당권 다툼 본격화 해석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개혁신당 지도부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허은아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공개 충돌했다.
이날 최고위는 지난달 16일 허 대표가 김철근 전 사무총장을 경질한 뒤 전체 지도부가 참여하는 첫 회의였다.
이날 회의는 시작하기도 전부터 지도부 간 날 선 신경전이 오갔다.
통상 최고위 공개 회의 전 지도부는 대표실에서 사전회의를 진행하는데, 다른 최고위원들이 들어오지 않자 허 대표는 사전회의에 들어오라고 요구했다.
이에 밖에서 대기하던 최고위원들이 "사전회의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맞서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허 대표는 회의에서 "당 대표가 권한에 따라 당을 운영하겠다고 했을 뿐인데 이른바 대주주 비위를 거슬렀다는 이유로 대표를 쫓아내려 한다"며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2022년 여름 국민의힘에서 벌어진 일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당 대표가 이준석이 아닌 허은아고, 대주주가 윤석열이 아닌 이준석이라는 것뿐"이라며 "이 의원은 상왕정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 다툼의 본질은 지난 총선 당시 있었던 비례대표 공천 갈등의 후유증이다. 정확히는 허 대표가 비례 공천을 못 받았던 것이 이 사태의 본질"이라며 1시간가량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천 원내대표는 "가장 먼저 허 대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당직자들이었다"며 "허례허식이 너무 많고 불필요한 비용 지출과 의전 강요, 본인의 언론 노출을 만들어내라는 압박, 당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는 점이 당직자 입장에서는 힘들게 다가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기인 최고위원은 "허 대표는 이 모든 사안이 자신을 향한 음해이고 모략이라고 착각한다. 망상도 이 정도면 병"이라고 말했고, 전성균 최고위원도 "허 대표가 한남동 관저에서 버티기를 하는 윤석열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2기 지도부가 총사퇴할 명분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회의에는 기존 정책위의장이던 이주영 의원과 허 대표가 새로 임명한 정성영 정책위의장이 함께 참석하는 불편한 모습도 연출됐다.
개혁신당의 잇단 파열음은 허 대표와 이준석 의원의 당권 다툼이 본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준석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허 대표를 겨냥해 "제가 뒤에서 조정하는 것인 양 이야기하는데, 망상에 가까운 것"이라며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 고립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철근 전 사무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허 대표 측인 정재준 당대표 비서실장을 허위사실유포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정 비서실장이 전날 "김 전 총장이 이 의원의 부탁을 받아 비례대표로 당선된 의원들에게 특별당비를 받아야겠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이는 허위사실이라는 게 김 전 총장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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