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측 "총리 탄핵 최우선 심리해달라…유례없는 이중공백"

연합뉴스 2025-01-13 19:00:06

국회측 "비상계엄이 모든 불확실성 원인…尹 탄핵심판 먼저 처리해야"

김형두 주심 재판관 "양측 협조해주면 신속재판"…내달 5일 준비기일

첫 변론준비기일 참석한 김복형·김형두 헌법재판관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이도흔 기자 =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한덕수 국무총리 측은 현 정국을 "헌정사상 유례없는 이중의 공백 사태"라며 윤석열 대통령보다 자신의 탄핵심판 사건을 우선해 심리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총리 측 대리인은 13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1차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해 "피청구인(한 총리)의 탄핵소추 이후 (한국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적으로 더 심각한 혼란에 직면하게 됐다"며 "헌재가 이 사건에 대한 심리와 결정을 최우선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변론준비기일 참석한 한 총리 측 변호인단

한 총리 측은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우선 심리 방침과 관련해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데, 다른 사건을 제쳐두고 우선 심리하면 정당성과 형평성에 심각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대통령 탄핵심판이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도 이 사건에 대한 심리와 결정이 우선으로 진행돼야 마땅하다"고 했다.

한 총리 측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와 같이 과도한 권한이 한사람에게 집중되는 체제는 민주적 정당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했다.

첫 변론준비기일 참석한 국회 측 변호인단

국회 측은 "현 정국을 안정시키려면 이 모든 불확실성의 원인이 됐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관한 탄핵소추 사건이 조기 종결돼야 한다는 게 명백하다"며 "본 사건이 대통령 탄핵보다 우선해 진행돼야 할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측은 한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았던 시기 한국의 정치적·경제적 불안정성이 심화했고 오히려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가 된 뒤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한 주심 김형두 재판관은 "양쪽 대리인께서 협조하셔서 신속하게 해주시면 저희로서도 그것을 받아들여서 재판도 신속하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헌재에 탄핵 사건이 다수 계류 중인 탓에 재판을 여는 데 한계가 있다며 2차 변론준비기일을 다음 달 5일로 지정했다.

wat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