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정재왈 대표 "10년 뒤 베를린필과 겨룰 것"

연합뉴스 2025-01-13 18:00:09

올해 설립 80주년, 카네기홀 등 미국 공연…신동훈 음악 연주

내년 말러 음반 제작…'前 대표 무고 무죄' 직원들에 "안타까움 있다"

서울시향 정재왈 대표 취임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한국 아티스트가 없으면 공연이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세계 무대에서) 성악가와 개별 연주자의 성과가 대단한 상황이란 건 잘 아실 거예요. 우리가 내실을 다져 그런 자양분을 활용한다면 10년 뒤 베를린 필하모닉과 겨룰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정재왈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간담회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우뚝 서보겠다"며 이러한 포부를 제시했다.

1945년 고려교향악단을 모태로 하는 서울시향은 올해 설립 80주년을 맞았다. 처음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지는 20주년을 맞는 등 여러 기점이 되는 올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하겠다는 게 정 대표의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미국 순회 공연을 진행한다. 10월 27일 뉴욕 카네기홀을 비롯해 미시간, 오클라호마 등지에서 공연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함께 신동훈 작곡가의 음악 등을 들려준다. 올해 카자흐스탄에서 실내악을 공연하고 내년에는 유럽 등지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향 정재왈 대표 취임 기자간담회

얍 판 츠베덴 예술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진행되고 있는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도 이어간다. 내년 실물 음반 제작을 재개하는 것도 검토한다.

정 대표는 "츠베덴 음악감독을 100% 신뢰한다"며 "(츠베덴의) 5년 임기 동안 그의 어떤 것들이 서울시향의 색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올해 국립오페라단과 손잡고 바그너의 '트리스탄 이졸데' 공연도 주최한다.

서울시향 정재왈 대표 취임 기자간담회

아울러 '2035 미래 비전'도 구축한다.

글로벌 문화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교향악단,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클래식 음악을 누리는 '모두를 위한' 교향악단, 지속 성장이 가능한 '혁신적인' 교향악단을 목표로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확보를 추진한다.

차세대 지휘자 발굴과 육성을 위한 '지휘 펠로십'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한편 클래식계 최고 권위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하는 '올해의 오케스트라'에도 도전한다.

구체적인 로드맵은 오는 6월 공개한다.

서울시향 정재왈 대표 취임 기자간담회

정 대표는 조직 내부의 혁신 계획도 밝혔다. 노사 합의를 통해 단원 정년제도를 도입하고 노사관계를 재정립한다.

공석인 악장을 채용하고 단원도 지속해서 확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에 대한 무고 혐의로 기소됐다가 작년 5월 무죄 판결이 확정된 직원들에 대해서는 "시향의 대표로서, 지난 일들에 아쉬움이 있고 안타까운 과정이었다고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와 미래에 장애가 될 과거의 유산과 찌꺼기는 전혀 없다"며 "현재와 미래만 보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7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정 대표는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출신으로 LG아트센터 운영국장,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임기는 3년이다.

encounter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