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항공참사 장면 보도 MBC·JTBC 관계자 진술 결정

연합뉴스 2025-01-13 18:00:07

예산 삭감 둘러싸고 노사 갈등 지속…野과방위 항의 방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제주항공[089590] 참사 당시 여객기가 폭발하는 장면 등을 노출한 MBC와 JTBC에 대해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방심위는 차기 회의에서 2개 방송사 측 진술을 들은 뒤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상파 3개 사, 종합편성채널 4개 사, 보도전문채널 2개 사는 지난해 12월 29일 특보와 속보를 전하면서 비행기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외벽에 부딪힌 후 폭발하는 장면을 내보내거나, 충돌·폭발 장면을 일부 화면 정지 처리해 방송했다.

이와 관련해 MBC와 JTBC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사는 추후 사과 방송이 이뤄진 점을 고려,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김정수 위원은 "급박하게 난 사고라 하더라도 한 차례 넘게 해당 장면을 방송하고 사과까지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강경필 위원도 "사과하지 않은 방송사에 대해서는 의견진술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방송심의 규정에는 재난방송과 관련해 피해 현장 상황을 지나치게 자극적인 영상으로 보도하면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연고 없는 일반인이 봐도 충격인데 유가족 충격은 얼마나 컸겠느냐"고 했다.

언론노조 방심위지부 격려 방문한 과방위 야당 의원들

한편, 전국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이날 비상총회를 연 후 회의장이 있는 19층 복도에서 예산 삭감 사태에 따른 책임을 지라며 류 위원장의 연봉 30% 삭감과 사퇴를 촉구했다.

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과 김현 간사, 정동영, 김우영, 노종면 의원 등 야당 의원 5명이 류 위원장과 면담하면서 위원장 연봉 삭감분을 직원 처우 개선에 써야 한다고 촉구한 뒤 노조를 격려했다.

이에 류 위원장은 이미 연봉 10%와 업무추진비 등을 내놓기로 했고, 기획재정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연봉 삭감분을 세목 변경해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다는 의견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심위는 예산 삭감에 따른 노사 갈등으로 간부들이 연이어 보직 사퇴하고 노조 점거 농성이 이어지는 등 후폭풍을 겪고 있다.

노조는 이날 회의장 밖에서도 상임위원 연봉 33% 삭감 등 구호를 외친 가운데 회의는 공지한 대로 열렸고 위원장과 사무총장 연봉 10% 삭감 등 안건도 통과됐다. 다만 부임하지 않은 상임위원 2명의 연봉에 대해서는 논의에서 일단 제외하고 위촉 후 의결하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올해 상반기 재·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항도 보고됐다. 상반기 재보선은 교육감 1명, 기초단체장 4명,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각 7명에 대해 치러질 예정이다.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