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살해 후 16년간 시멘트 암매장 50대, 징역 30년 구형

연합뉴스 2025-01-13 17:00:11

검찰 "16년간 실체적 진실 발견하기 곤란하게 한 점 고려"

창원지검 통영지청

(거제=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살해한 동거녀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고 그 위에 시멘트를 부어 주거지 옥상에 16년 동안 암매장한 50대에게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3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김영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번 사건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2008년 10월 경남 거제시 한 다세대주택에서 동거녀(당시 30대)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주거지 옥상에서 시멘트를 부어 묻은 혐의(살인 등)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당일 B씨와 이성 문제로 다투던 중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범행 후 은닉 장소 주변에 벽돌을 쌓고 두께 10㎝가량 시멘트를 부어 정상적인 집 구조물인 것처럼 위장했다.

이후 마약 투약으로 구속된 2016년까지 범행을 저지른 집에서 8년가량 지냈다.

이 같은 범행은 지난 8월 누수공사를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 파쇄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시신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발견하면서 16년 만에 드러났다.

이날 검찰은 "A씨가 자백하고 있지만 시신에 시멘트를 부어 16년 동안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곤란하게 한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16년 동안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해 온 것 같다"며 "깊이 반성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 선고 공판은 오는 23일 오전 9시50분 열릴 예정이다.

l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