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남사 곳곳서 비닐하우스 재설치 분주…일부는 주저앉은 채 그대로
"제자리 돌아가려면 2~3년 걸릴 듯…보험금이라도 빨리 나왔으면"
(용인=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하루라도 빨리 상품을 생산해 다시 출하하려고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일하고 있어요."
13일 오후 만난 경기 용인시 남사읍 봉명리 화훼단지 내 중앙농원 이상범(74) 대표의 말이다.
450평 규모 3개 동 비닐하우스에서 다육식물과 야생화들은 재배하던 이 농장은 지난해 11월 27~28일 내린 폭설로 비닐하우스 전체가 내려앉는 피해를 보았다.
이 농장에서만 10억여원 상당의 시설 및 화훼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이 대표는 이날 간간이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전문 업체와 함께 철제 기둥을 세우는 등 하우스 재설치 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모두 철거하고 다시 설치한 뒤 환풍기와 난방기, 전기 시설 등을 하는데 2억5천여만원은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폭설 피해를 볼까 봐 기존보다 더 튼튼하게 비닐하우스를 만들고 있다. 지금은 자금 문제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하우스를 재설치해 상품을 출하하려고 하루도 안 쉬고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봄에 꽃을 출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뒤 "그렇지만 폭설 피해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2~3년은 걸릴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농장에서 2㎞가량 떨어진 진목2리 안개종묘 농장에서도 비닐하우스 재설치 작업이 바쁘게 진행되고 있었다.
3천여평의 면적에 비닐하우스만 22개 동으로 이뤄진 이 농장에서도 지난 폭설로 30~40억원가량의 피해가 났다.
이 농장 대표이자 전국화훼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임육택(67) 대표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피해를 본 비닐하우스 철거 및 재시공을 하고 있으나 아직 5개 동의 골조 설치와 비닐 덮기만 마무리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 비닐하우스가 만들어지면 다른 동에 있는 수국들을 옮기고, 이어서 다른 동들도 순차적으로 재시공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모두 재시공해 시설이 옛 모습을 찾기까지는 몇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개종묘에서 각종 시설을 재설치하는 데만 20억원가량 들 것으로 임 대표는 추산했다.
이 농장의 시설공사를 맡은 업체 대표는 "남사읍 화훼단지 내 폭설 피해 농가 가운데 현재 10% 정도만 복구 작업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든 복구공사가 마무리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남사화훼단지 내 곳곳에서 무너져 내린 채 그대로 있는 비닐하우스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고, 상당수는 비닐하우스는 문을 닫아 두고 있어 화훼 재배를 일시 중단한 것으로 보였다.
각 비닐하우스 앞에는 복구작업 과정에서 나온 쓰레기들이 산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중앙농원 이 대표는 "쓰레기만 15t이 나왔는데 아직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처리비용만도 몇백만원이 될 것 같은데 그나마 시에서 처리를 지원해주기로 해 한숨 돌렸다"고 했다.
화훼 농가들은 "정부에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는 했는데, 우리 농민들에게 지금까지 별다른 지원은 없었다. 긴급생계비인지는 모르겠는데 가구별로 200만∼350만원의 지원금은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농가들은 "얼마나 지원될지 모르지만, 정부나 지자체에서 신속한 자금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재해보험금이라도 신속히, 그리고 적정액을 지급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앙농원 이 대표는 "재해보험금이 보장 금액의 50∼60%가량만 나온다고 들었다"며 "나는 2억4천만원 보장받기로 하고 보험을 들었는데, 전액은 아니라도 80% 정도는 나와야 그나마 농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폭설로 남사화훼단지를 포함해 용인지역에서 비닐하우스·축사·산림시설 붕괴, 가축 폐사, 소상공인 피해 등 총 1천704건(피해액 566억5천900만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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