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국경에 철조망 벽 '무단 건설' 인도에 강력 항의

연합뉴스 2025-01-13 15:00:15

국경지역 자국민 피살에 대해서도 印에 대책 마련 요구

방글라데시와 접한 국경서 근무하는 인도국경수비대원(오른쪽)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가 지난해 시위 유혈 진압 후 인도로 도피한 뒤 양국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방글라데시가 자국의 승인 없이 인도 측이 최근 국경에 철조망 벽을 건설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일간 데일리스타 등에 따르면 자심 우딘 방글라데시 외무차관이 전날 자국 주재 인도 대사인 프라나이 베르마를 초치해 일방적인 철조망 벽 건설에 항의하고, 인도 정부가 자국내 모든 관련기관에 국경지역 긴장을 유발하는 행위를 자제하도록 조치해달라고 촉구했다.

우딘 차관은 최근 자국민 한 명이 국경지역에서 인도국경수비대(BSF)에 의해 사살된 데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도 측이 살상행위를 않겠다고 여러 번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긴급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베르마 대사는 우딘 차관과 만난 뒤 취재진에 양국이 국경지역 보안 문제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이러한 인식이 이행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방글라데시의 인도 대사 초치는 방글라데시가 다음 달 열릴 양국 간 국경문제 회담에서 두 나라 사이에 기존에 체결된 국경관련 양해각서(MOU)들 가운데 자국에 불공평하다고 여겨지는 MOU 폐지를 추진할 예정인 가운데 이뤄졌다.

방글라데시는 1971년 독립 이후 인도와 4건의 국경관련 MOU를 체결했다.

하시나 전 총리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번째로 집권하던 기간에 맺어진 일부 MOU에는 방글라데시에 불공평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측은 MOU에 따라 방글라데시 측 승인을 얻고 철조망 벽을 건설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고 벽을 건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경 부근 방글라데시 주민 등의 반발에 부딪혀 작업을 일단 멈췄다.

인도는 방글라데시와 접한 국경 전체 구간 4천156km 중 3천271km 구간은 이미 철조망 벽을 건설한 상태라고 데일리스타는 전했다.

양국관계는 하시나 전 총리가 대학생 시위 유혈 진압 후 지난해 8월 인도로 달아난 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힌두교 다수국 인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 하시나 정부가 붕괴하자 하시나 정부를 지지해온 방글라데시 내 소수 힌두교도가 피습 당하는 등 악재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