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대선서 포퓰리즘 타고 야당출신 현 대통령 연임

연합뉴스 2025-01-13 13:00:11

현 집권당 소속 총리와 갈등 지속

연임 성공한 크로아티아 대통령 부부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크로아티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조란 밀라노비치 현 대통령이 압승했다고 AFP 통신이 선거관리위원회 공식 집계를 인용해 전했다.

밀라노비치 대통령의 득표율은 74%를 웃돌았으며, 집권 중도우파 크로아티아민주동맹(HDZ)의 지지를 받은 드라간 프리모라츠 후보는 25% 수준의 득표를 했다.

밀라노비치의 대선 득표율은 1991년 당시 유고슬라비아로부터 크로아티아가 독립한 이래 역대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는 후보 8명 중 밀라노비치가 49%, 프리모라츠가 19%를 득표했다.

1차 투표와 결선투표의 투표율은 각각 46%, 44% 수준이었다.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연임 확정 후 "이번 승리는 크로아티아 국민이 지난 5년간 나의 업적을 인정하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며 현 집권당인 HDZ를 비판했다.

그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사회민주당(SDP) 소속으로 총리를 지냈으며, 2020년부터 대통령직을 맡고 있다.

밀라노비치는 뛰어난 언변과 포퓰리즘 스타일로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연임 성공한 조란 밀라노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

정적들과의 공격적인 소통 방식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비유되기도 한다.

크로아티아에서 대통령의 역할은 대체로 의전 위주지만,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취임 이래 HDZ 소속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

대통령의 역할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많은 크로아티아인은 모든 권력 장치를 단일 정당이 장악하는 일을 막아 정치적 균형을 유지하는 데에 대통령직이 핵심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인구가 380만명인 크로아티아는 유로 사용 국가 중 최고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경제난과 부패,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1991년 독립 이래 대부분의 기간을 HDZ가 집권해왔다.

자그레브 시민 미아(35)는 HDZ에 대해 "권력이 지나치게 크고 플렌코비치 총리가 독재자가 되고 있다"며 대선에서 밀라노비치를 지지한 이유를 설명했다.

limhwas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