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硏 "지난해 강력한 태양풍 지구에 도달…올해는 태양 극대기"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지난해 약 21년 만에 발생한 가장 강력한 태양 폭풍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국내외 최신 위성과 지상 관측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5월 10∼12일 발생한 G5 등급 지자기 폭풍을 관측해 그 원인과 물리적 원리를 분석했다고 13일 밝혔다.
당시 가장 강력한 수준인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이 지구에 도달하면서 독일·스위스·중국·영국·스페인·뉴질랜드 등 전 세계에 보라색·녹색·노란색·분홍색 등을 띤 오로라가 나타났다.
오로라는 태양 표면에서 폭발이 발생하면서 쏟아지는 고에너지 입자들이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양극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지구 대기와 반응해 내는 형형색색의 빛이다.
지자기 폭풍 강도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우주기상예측센터(SWPC)에 의해 G1(약함)부터 G5(극심함) 단계로 나뉘는데, G5 등급의 지자기 폭풍이 지구를 강타한 것은 2003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1월 1일에도 G4급 지자기 폭풍이 일어났다.
올해는 11년 주기로 반복되는 태양활동 중 태양 극대기(정점)에 해당하는 해로, 태양의 자기장이 강해지고 태양 표면에서의 흑점 활동이 활발해진다.
지자기 폭풍으로 인한 지구 자기권의 변화는 위성체 손상과 오작동·궤도 변이, 위성통신·지상무선통신 교란, 위치정보시스템(GPS) 오차 증가, 지상 전력망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천문연 분석 결과 당시 지자기 폭풍은 X급(가장 강한 등급) 태양 플레어(태양 표면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며 전자기파와 하전 입자를 쏟아내는 현상)와 여러 차례의 코로나질량방출(CME·태양의 바깥 대기인 코로나에서 행성 간 공간으로 폭발적으로 분출되는 플라스마와 자기장)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5월 9일 나타난 X2.2급 플레어가 주요 CME를 발생시켰고, 이전에 만들어진 CME와 합쳐져 강력한 태양풍이 지구 궤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지구 고위도 상층 대기에 에너지 유입이 증가하면서 지구 열권(지구 대기의 최상층부)이 가열되고 전리권(지구와 가장 가까운 지구 자기권의 안쪽영역)의 전자 밀도가 변화했다.
천문연은 당시 경북 영천 보현산천문대에 설치한 전리권·고층대기 관측 시스템(TIMOS)의 대기광 관측용 전천 카메라를 통해 적색 오로라를 관측했다.
경남 거창 감악산에 설치한 중성자 모니터를 통해서도 우주방사선 유입 변화를 확인했다.
곽영실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태양활동 극대기인 올해 우주날씨(지구 자기장이 영향을 미치는 근지구 우주환경) 변화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지자기 폭풍 대비책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날부터 15일까지 대전 본원에서 한국우주과학회·한국천문학회와 함께 태양우주환경 워크숍을 열고 태양활동과 우주날씨 변화 모니터링 결과와 예측 신뢰도 향상 방법 등에 대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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