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선수 바꿔치기 의혹에 분개…두 후보에게 사과 요청"

연합뉴스 2025-01-13 12:00:08

기자회견 열어 체육회장 선거 과정서 제기된 의혹 전면 부인

질문 듣는 유승민 후보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43)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유 후보는 13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갤러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타 후보자의 네거티브에 대해 선거 전략의 일부라고 생각했다"면서 "해명할 게 없어서 빨리 말하지 않았다. (의혹 제기 가운데) 틀린 게 있어서 그것만큼은 바로잡겠다"고 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강신욱 후보는 지난 4일 체육회장 1차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유 후보에게 대한탁구협회 회장 재임 때 후원금을 '페이백'했고, 2020 도쿄 올림픽 탁구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선수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강태선 후보 역시 국가대표 선발 부정과 후원금 부당 사용, 회계 부정, 탈세 등 6건의 의혹으로 스포츠윤리센터 직권조사 대상이 됐다며 유 후보를 공격했다.

기자회견 나선 유승민

이에 대해 유 후보는 후원금을 유치한 인사에게 일부를 지급하는 '페이백'과 법인카드 부정 사용, 탁구 국가대표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 하나씩 해명했다.

그는 "더 많은 후원금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었다. 요점은 제가 돈을 받았냐 안 받았냐 여부일 것"이라며 "100억원의 후원금 가운데 제가 직접 28억5천만원을 끌어왔다. 그리고 단 한 푼의 인센티브도 안 받았다. 대한체육회 감사를 매년 받았고, 거기서도 지적 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탁구협회에서 5년 동안 일하면서 단 한 번도 개인적인 일로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해외 출장 시 제공되는 항공료와 여비도 협회로부터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는 "국제탁구연맹 고위 임원이라 항공권이 나올 때가 있는데, 그걸 우리 후원사인 대한항공 항공권으로 바꾸면서 그 차액만 (탁구협회 지원으로) 5년간 두 건 결제한 게 전부"라고 했다.

기자회견 나선 유승민

특히 유 후보는 '국가대표 바꿔치기 의혹'에 관해 가장 강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8년 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으로 일하며 선수 권익을 위해 가장 많이 목소리를 냈다. '선수 바꿔치기'라는 용어를 쓰는 이들이 체육회장 후보로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면서 "강태선, 강신욱 두 후보자가 용어를 쓴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과를 요청한다"고 했다.

유 후보는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여자 대표 선수 한 자리를 놓고 A 선수와 B 선수가 경합을 벌였다면서 자료를 제시한 뒤 "누가 보더라도, 어떤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야 하는지 명확했다"고 했다.

당시 경기력향상위원회(경향위)는 B 선수를 추천했으나 대한탁구협회 회장이었던 유 후보는 성적과 세계랭킹 등을 고려해 A 선수를 대표로 최종 선발했다.

기자회견 하는 유승민 후보

유 후보는 "나중에 들어보니 국가대표 감독했던 분이 B 선수를 강력하게 원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재고했으면 좋겠다고 돌려보냈다. 만약 (B 선수가 올림픽에 나갔다면) 오히려 불공정 이슈로 사회적 논란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중에 경향위 회의록 자료를 보니 'A 선수는 귀화 선수라 애국심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해서는 안 될 말까지 나온 걸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유 후보는 13일 법원의 결정으로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연기된다면 온라인 투표로 투표율을 높이는 방안을 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