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서 취임 100일 대규모 군중 행사…치안 강화 약속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200년 멕시코 헌정사에서 첫 여성 국가원수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대화를 우선하면서도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연 취임 100일 기념행사에서 "차기 미 행정부와 조정하고 협력하되 절대 종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멕시코와 미국이 서로 존중하며 대화를 우선시하는 관계를 맺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사회 문제로 지적받는 치안 불안의 경우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의 '총알 대신 포용'이라는 온건한 대(對)카르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조금 더 강경한 방향으로 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범죄 집단을 삶의 선택지로 여기지 않도록 국가방위대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첩보와 수사 기능에 방점을 두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1월 취임한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 정부 후광과 더불어 판사 직선제를 비롯한 과감한 개혁 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임기 초반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다.
AFP통신은 여론조사업체 엔콜(Enkoll) 설문 결과를 인용, 셰인바움 대통령 지지율이 80%대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엘우니베르살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멕시코 정부에 공기업 부채, 경제 침체, 빈부격차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2030년까지 재임하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정부와의 관계 구축이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 차기 정부의 '멕시코 수입품 25% 관세 부과' 방침에 "잘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현실화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또 내년 이행사항 재검토를 앞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관련 협상과 불법 이민자 및 마약 펜타닐 유입 등 문제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멕시코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멕시코만→미국만' 개칭 주장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미국 국호를 멕시코 아메리카로 바꾸는 것은 어떤가?"라는 응수로 비틀어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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