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포획 이어 뱀장어 치어 6만3천마리 방류…작전 변화 효과 관심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겨울 철새이던 가마우지가 텃새화하며 물고기 씨를 말리자 지자체마다 골칫덩이이자 천덕꾸러기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마우지 1마리는 하루 1∼2㎏의 물고기를 잡아먹을 정도로 식성이 매우 좋다.
무리를 지어 다니다가 물고기를 발견하면 최대 5m까지 잠수해 어종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
평창강과 원주 섬강, 강릉 남대천과 경포호 등 도내 곳곳의 하천과 강은 물론 양식장에까지 수십∼수백 마리씩 몰려 다니며 물고기 씨를 말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내수면어업 생산량이 감소하고, 민물고기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어류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엄청난 식성은 물론이고 먹다 남긴 먹이로 악취가 나고, 배설물은 나무의 백화현상을 유발하는 등 자연 생태계를 파괴한다.
도에 따르면 도내 가마우지 개체수는 2만450마리로 연간 피해액은 783억7천400만원(2022년 기준)으로 추정한다.
가마우지가 물고기 씨를 말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민물가마우지·바다가마우지·쇠가마우지 등이 서식하며 전국에 분포한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4조 시행'으로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조수로 지정, 포획할 수 있게 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시군에서는 가마우지로 인한 수산자원 급감 등 피해 확산을 막고자 포획에 나섰다.
포획과 함께 민물가마우지 집단번식지 둥지 제거와 나무 가지치기 등을 통해 둥지 형성을 억제해 왔지만, 개체수 감소에는 한계가 있었다.
평창군은 지난해 3월 120여 마리를 포획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개체수가 늘어 주민들의 피해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는 포획과 둥지 제거 등에도 효과가 크지 않자 작전을 바꾸기로 했다.
민물가마우지가 도내 강과 하천 등에서 엄청난 양의 물고기를 잡아먹는 피해가 확산하자 피해를 줄이고자 방류 치어의 어종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치어 방류사업은 기후변화, 유해 동물 급증 등 동해안 및 내수면의 수산자원이 감소해 자원 회복을 위한 고부가가치 특화·우량종자 방류를 통한 어업인의 안정적 소득 증대를 도모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도는 올해 2억원을 들여 뱀장어 6만3천 마리를 도내 강과 하천에 방류하는 등 가마우지 피해방지 어족자원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민물가마우지 피해가 적은 뱀장어 방류로 어족자원 조성 및 안정적 어로 활동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뱀장어는 낮에는 돌 틈이나 풀, 진흙 속에 숨어 있다가 주로 밤에 움직이는 야행성이기 때문에 민물가마우지의 쉬운 사냥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양구군은 지난해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어업인들 피해를 최소화하고 어족자원 감소를 막기 위해 파로호와 소양호 일원에서 뱀장어 치어 3만6천200마리를 방류한 바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가마우지 피해 방지와 방류 효과 극대화를 위한 품종을 선정해 방류하고 서식 자원 조사를 지속해 추진할 방침"이라며 "어업인 소득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가마우지에 대응한 강원도의 이런 작전 변화가 얼마만큼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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