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놓고…'MBK vs 고려아연' 연일 공방(종합)

연합뉴스 2025-01-13 00:00:06

MBK·영풍 "최윤범 회장, 자회사 집중투표 배제 정관변경…내로남불"

고려아연 "억지 주장…적절치 않은 비상장 자회사 사례로 아전인수"

고려아연 계열사 서린상사, 'KZ Trading'으로 사명 변경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송은경 기자 =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집중투표제를 놓고 12일도 공방을 이어갔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을 주장하는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 자회사 서린상사(현 KZ트레이딩)에선 집중투표를 배제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며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 자료를 내고 "적절하지 않은 사례까지 거론하며 억지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MBK·영풍에 따르면 지난해 8월 9일 열린 서린상사 임시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은 회사명을 KZ트레이딩으로 변경하는 상호 변경 안건과 함께 정관에 집중투표를 배제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정관 일부 개정의 건을 1호 의안으로 올려 통과시켰다.

최 회장 일가와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지분 66.7%를 보유하고 있어 영풍 측의 반대에도 안건은 가결됐다.

서린상사는 비상장사여서 집중투표에 관한 정관변경 시 주주들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적용되지 않았다.

MBK·영풍은 "서린상사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한 것은 소수주주인 영풍 측 이사를 한 명이라도 이사회에 진입시키지 않기 위한 최 회장 측의 횡포였다"며 "ISS에서 이미 이러한 최 회장 측 이율배반적 행태와 가려진 의도를 파악하고 이번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하는 권고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집중투표제는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에 대한 이사 선임 시 이를 의무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KZ트레이딩은 기타 소액주주나 기관투자자가 존재하지 않는 비상장사인데, 이를 의도적으로 숨기며 고려아연과 동일선상에서 거론하며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이는 자신들의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생각 때문인 듯하다"며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뿐 아니라 상장사인 영풍 역시 집중투표제를 도입해 소수 주주들의 권한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동참하라"고 역공을 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 연합이 ISS 권고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ISS는 보고서에서 고려아연을 글로벌 아연 제련 부문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술 선도 기업으로 인정하고, 동종 업체보다 높은 영업 마진을 기록해왔다고 기존 경영성과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며 ISS가 현 경영진에 대해 우호적 평가를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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