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反이재명 공세 준비…지지율 상승엔 "우리가 잘한 것 아냐"(종합)

연합뉴스 2025-01-13 00:00:02

'이재명 때리기'로 국면전환 시도…전략특위 "당 자생 방안도 모색"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정진 기자 = 국민의힘이 '반(反)이재명'을 앞세운 대야(對野) 공세를 준비 중이다. 설 명절 여론 공략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때리기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각종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아직 이 대표가 정권을 잡으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며 "이 대표가 만들 국가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짚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의 이 같은 공세 포인트는 최근 여론 조사 흐름과 무관치 않다.

지난 10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경우 3주일 전에 견줘 국민의힘이 10%포인트(p) 오르고 민주당이 12%p 내린 가운데, 보수층과 중도층의 지지율이 각각 10%p가량 상승했다는 점에 국민의힘은 주목하고 있다.

보수·중도층을 대상으로 반(反)이재명 여론을 자극해보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민주당의 잇단 입법·탄핵 독주를 비판하던 국민의힘은 지난해 말 계엄 사태와 윤 대통령 탄핵소추를 거치며 바짝 몸을 낮췄으나, 새해 들어 윤 대통령 체포 시도는 물론 탄핵소추의 법률적·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해왔다.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민주당 일부 인사들의 원색적인 발언을 비판하는 동시에,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내란 특검법' 역시 여권의 궤멸을 노린 정치 공세성이라는 주장을 앞세워 역공을 펴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벌써 지지율 상승에 취한 것이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의원은 "계엄 사태가 국민들에게 준 충격과 부정적인 여론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주요 당직자들도 최근 지지율 상승은 그간 숨죽이던 지지층의 결집 또는 민주당의 강공 일변도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해석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침체해있던 당 분위기에 활력을 주는 그런 생각은 할 수 있겠지만 거기에 기대서 어떤 방향을 정한다는 건 위험하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잘하고, 정부에서 잘하고, 대통령이 잘해서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에서 워낙 입법 폭주, 일방통행을 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라는 강한 견제 심리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일부 의원들의 장외 집회 참석 등에 대해서도 지도부는 '의원들의 개별행동'이라는 입장으로 선을 긋고 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들의 집회 참석에 대해 "당 차원에서 전광훈 목사나 그런 분들과 같이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보면 그동안 당에 실망해 여론조사 응답을 하지 않았던 지지자들이 응답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중도층을 포섭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략기획특별위원회를 통해 '외연 확장'과 '국민 통합'을 목표로 한 쇄신안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특위 관계자는 "'이재명 반대 전략' 외에 당이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모색하는 여러 활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ae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