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의총 열어 당내 의견 수렴…野호응 여부·이탈표 방지 등 고심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김정진 기자 = 국민의힘이 자체 '계엄 특검법'(가칭)에 담을 내용을 검토, 조율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현재 특검법 초안을 작업 중인 국민의힘은 13일 의원총회를 열어 '계엄 특검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국민의힘은 일단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재발의해 지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 소위를 통과한 '내란 특검법'에 포함된 '외환 혐의'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후보 추천권도 야당 법안에 담긴 대법원장이 아닌 대한변호사협회·법원행정처·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한국헌법학회 등에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재판을 담당해야 할 법원이 기소할 주체를 선정하는 것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수사 기간도 민주당이 제시한 150일에서 더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수사 기관에서 경쟁적으로 수사하고 있는데 과연 (특검에) 그만큼 수사 기간이 필요한가"라며 "수사는 거의 완료된 것이 아닌가 싶어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안보상 기밀 사안에 대해 압수수색 또는 언론 브리핑을 제한하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한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이런 내용의 수정안을 마련해 야당과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합의로 헌법에 부합하는 특검이 만들어진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권 논란, 체포영장의 유효성 논란, 관할 법원 논란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일방적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지 않도록 우원식 국회의장에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체 특검법의 수위를 놓고서는 고심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민주당이 늦어도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내란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야당을 설득해 협의 테이블에 앉히고 당내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끝까지 부결 대오를 지킬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직전 재표결 때 1∼2표 차이로 아슬아슬한 결과가 나왔던 만큼 이제는 현실론을 고민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특검법 발의 자체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가 여전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어떤 형태의 특검이라도 자칫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좀처럼 불식되지 않고 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체 특검법 발의를) 하지 말자는 의원도 있고, 해야 한다는 의원도 있어서 갑론을박이 좀 있다"고 전했다.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