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제재 해제에 '신중한 진전'…독일은 755억원 지원 발표
(요하네스버그·브뤼셀=연합뉴스) 유현민 정빛나 특파원 =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 축출 후 반군이 주도하는 과도정부가 들어선 시리아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렸다.
이날 회담에는 주최국 사우디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이라크, 요르단, 레바논 외무장관과 시리아 과도정부의 아사드 하산 알시바니 외무장관 등 중동 아랍권이 참석했다. 이라크를 제외하면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로, 아사드 정권과 가까웠던 이란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미국과 유엔 특사 등 '새로운 시리아'의 직간접 이해당사자가 초청에 응했다.
이날 회담은 중동 아랍권 대표들이 참여하는 회의와 튀르키예, EU, 유엔 대표를 포함한 확대 고위급 회담 등 두 세션으로 진행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영국은 정부 성명에서 "오늘 논의는 아랍 주도로 이뤄질 것"이라며 "아사드 정권의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메커니즘을 포함해 국제사회가 시리아 과도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다음 단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아메드 알샤라(반군 시절 가명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주도하는 시리아 과도정부가 국제 자금 유치를 위한 서방의 제재 해제를 연일 요구하는 가운데 열렸다.
제재 해제에 대해 유럽 측은 '신중한 진전'을 예고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이날 리야드에 도착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서 "(시리아에 대한) 제재 완화 방법을 들여다 볼 것"이라며 "그러나 정치적 전환 과정에서 시리아 내 모든 다양성을 반영하는 실질적 진전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EU는 시리아 재건을 촉진하기 위해 '포용적' 정치 전환을 전제로 아사드 정권 시절 부과한 독자 제재를 일부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리야드에서 기자들에게 "전쟁범죄에 책임있는 시리아 관리들에 대한 제재는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면서도 시리아 국민에 대한 구호 제공엔 현명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시리아의 인도적 지원을 위한 5천만 유로(약 755억원) 추가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오늘 회담은 아사드 대통령 축출 이후 과도기에 시리아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자 지난달 요르단에서 열린 회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아랍권 외무장관들은 지난달 14일 요르단 아카바에서 고위급 회담[https://www.yna.co.kr/view/AKR20241214058951099]을 열고 반군이 독재정권을 축출한 시리아에서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당시 회담에는 중동을 순방 중이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칼라스 고위대표,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도 참석했다.
hyunmin623@yna.co.kr,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