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 "5·18 정신, 계엄사태 민주적 극복 원동력"

연합뉴스 2025-01-12 16:00:03

미국 샌안토니오시 개최 '드림위크' 개막식서 온라인 기조연설

강기정 광주시장, 美 '드림위크 2025' 온라인 기조연설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강기정 광주시장이 자매도시인 미국 샌안토니오시에서 열린 '드림위크 2025' 개막식에서 온라인 기조연설을 했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 시장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10일) 기조연설을 통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위로한 론 니렌버그 샌안토니오시장에게 감사를 전하고 12·3 계엄 사태 이후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강 시장은 애초 직접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참사로 미국 출장이 취소되면서 온라인으로 대신했다.

드림위크는 매년 1월 샌안토니오에서 열리는 축제로, 미국 시민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강조한 관용·평등·다양성 등 가치를 계승하고 전 세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다.

올해는 '우리는 이웃입니다'를 주제로 10일부터 26일까지 강연·전시·음악회 등을 한다.

강 시장은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와 맨몸으로 장갑차와 계엄군을 막아선 일, 국회 담을 넘어 안으로 들어간 국회의원 190명이 2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의결한 일화를 설명했다.

이후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과 내란 세력 처벌을 요구하며 추운 겨울 매일 거리에 나와 응원봉·K-POP 음악과 함께 평화 시위를 벌이고 카페·식당 선결제와 난방차량 운행 등을 통해 시민들끼리 서로 응원했다고 전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美 '드림위크 2025' 온라인 기조연설

강 시장은 이 놀라운 힘이 과거 광주의 경험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눴고 수백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며 "철저히 고립됐던 광주시민들의 선택은 특별했다. 낮에는 주먹밥과 피를 나눴고 밤이면 광장에 모여 안부를 확인하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1980년 광주는 '국가가 결코 국민을 향해 총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며 "과거의 광주가 현재의 대한민국을 도왔다. 광주의 횃불은 응원봉으로, 주먹밥은 선결제와 난방차로 다시 태어났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광주가 세계 속의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로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이웃들 덕분"이라며 "대한민국이 창의적이고 평화로운 민주주의 혁명을 성공시켜 한국 민주주의의 해피엔딩을 쓸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고 했다.

론 니렌버그 샌안토니오시장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광주와 대한민국의 강점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내줘 영광"이라며 "우리는 동맹의 근간이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are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