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현대인 위해…불면증 치료 VR 의자에 건강 집사도 등장

연합뉴스 2025-01-12 13:00:05

CES 2025서 '슬립 테크' 기술 대거 출동

CES 2025에 선보인 '마인드 체어' 설명하는 메디트릭스 관계자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마사지 의자처럼 생긴 '마인드 체어'에 앉아 머리에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쓰자 4개의 동그라미가 눈앞 화면에 나타났다.

각각 심장박동수와 심박변이도, 뇌파, 근긴장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불안하거나 긴장되면 동그라미 속 화살표가 아래쪽을 향하고 상태가 개선되면 위쪽을 향한다.

실제로 숲속 산책로를 걷고 흘러가는 계곡물 영상을 바라보며 안내 음성에 따라 크게 심호흡을 하자 아래쪽을 향해 있던 화살표가 순간순간 위쪽 방향으로 바뀌었다.

메디트릭스를 설립한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 위치한 'C랩 전시관'에서 기자와 만나 "불면증이나 우울증 환자와 상담도 하고 약을 쓰지만 스스로 자기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를 고민하다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메디트릭스 '마인드 체어' 체험 중인 참관객

가상현실(VR)을 기반으로 실시간 바이오 피드백을 통해 불면증이나 우울증 치료 설루션을 제공하는 식이다.

메디트릭스는 VR 영상에 맞춰 조금씩 의자가 움직이도록 해 '사이버 멀미'를 최소화했다.

10분간 측정하면 체험 전후를 비교해 자율신경계가 얼마나 안정됐는지 결과지도 받아볼 수 있다.

전 교수는 "하다보면 내 자신의 마음 건강을 스스로 조절해본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며 "곧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조만간 양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는 마인드 체어처럼 현대인의 정신 건강, 특히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슬립 테크'(Sleep Tech) 기술이 대거 출동했다.

만성 스트레스와 불면증 등을 겪는 현대인이 증가하며 AI 기술 등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숙면을 돕는 슬립 테크 시장이 급부상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각종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베네시안 엑스포 유레카파크에서는 곳곳에 전시된 침대에 누워있는 참관객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CES 2025 텐마인즈 전시장에서 체험하는 참관객

수면 가전 'AI 모션필로우'로 알려진 텐마인즈도 버틀러 시스템을 통한 스마트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장에 침대를 준비했다.

텐마인즈가 새롭게 선보인 '핏 버틀러 ai'는 일종의 건강 집사다.

기존 AI 모션필로우가 수면 장애 해결을 위해 8시간 모니터링했다면, 이번 선보인 것은 헬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4시간 밀착 케어로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수면·헬스 통합 설루션이다.

텐마인즈 '핏 버틀러 ai'

전시장에서 만난 장승웅 텐마인즈 대표는 "기존에는 코를 고는 사람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며 "사물인터넷(IoT)과 연결해 온·습도를 자동 조절하고 조명도 '잠든 지 5분 뒤'와 같이 설정한 시간에 끌 수 있다"고 말했다. 텐마인즈는 '핏 버틀러 ai'로 5번째 CES 혁신상을 받았다.

세라젬은 CES 기간 에이슬립과 숙면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에이슬립은 AI 기술을 바탕으로 수면 중 숨소리를 통해 수면의 질을 분석하는 기업이다.

세라젬은 에이슬립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수면 분석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홈 헬스케어 가전과 서비스를 연구·개발할 예정이다.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