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제4부의 상상력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책을 쓰는 과학자들 = 브라이언 클레그 지음. 제효영 옮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침묵의 봄'이 과학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이다. 과학책에 담긴 메시지가 격렬한 논쟁을 지폈다는 점, 과학자가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주제로 저술한 과학책이라는 점은 모두 과학책의 새로운 특징이었다."
과학책 저술가인 저자가 레이철 카슨의 기념비적인 걸작 '침묵의 봄'에 대해 평가한 내용이다. '침묵의 봄'은 20세기 환경 분야 최고의 고전 중 하나로, 출간된 지 60여년이 지났지만 기후 변화의 시대를 맞아 여전히 인용되는 책이다.
'책을 쓰는 과학자들'은 시대를 넘나들며 영향을 미친 고전 과학책을 소개한 책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2천500년에 이르는 과학책 역사의 줄기를 따라 각 시기 인류에 큰 영향력을 끼친 과학서들의 특징과 시대 배경, 그리고 이들 책을 쓴 과학자를 조명했다.
'히포크라테스 전집', 유클리드의 '원론',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뉴턴의 '프린키피아', 다윈의 '종의 기원', 맥스웰의 '전자기학',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등 과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저명한 책을 총망라했다.
을유문화사. 352쪽.
▲ 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 = 로버트 러프킨 지음. 유영훈 옮김.
만약 우리가 그동안 건강 상식이라 믿어 왔던 것들이 거짓이었다면 어떨까?
의사인 저자는 그간 의료계가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 모든 만성질환의 진짜 원인을 모르고 엉뚱한 방향으로 질주한 결과, 작금의 우리는 심각한 건강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수많은 논문과 통계 자료를 근거로 잘못된 의학 상식을 바로잡는다. 그는 비만, 당뇨, 암, 심장질환이 모두 대사 건강 불균형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면서 만성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정말중요한. 412쪽.
▲ 제4부의 상상력 = 안병진 지음.
민주주의 제도를 기후 위기 시대에 맞게 생태적으로 재구성하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인 저자는 기존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와 함께할 제4부 '미래심의부'를 세우자고 제안한다.
엘리트주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제도적 장치로 보완되는 이 국가기관은 현재와 미래 세대, 생명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기준 삼아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의 의사 결정을 심의하며 필요시 결정을 지연하는 권한을 가진다.
그러면서도 미래심의부에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설계함으로써 국가기관 간에 견제와 균형을 이룬다는 게 핵심이다.
저자는 "이 책은 한 가지 대안으로서 지구와 인간, 현재 인간과 미래 인간,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가치, 포괄적 정치체제를 상상하자고 제안한다"고 말한다.
문학과지성사.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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