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교사들 "까레야 우라…한민족 자긍심 심을 것"

연합뉴스 2025-01-11 00:00:25

재외동포협력센터 초청으로 외대서 한국어 교수법 심화·문화 체험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찾은 CIS 고려인 한국어 교사들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서 힘껏 '까레야 우라'를 외쳤죠. 선조들이 어떻게 모국을 지켜냈는지 알고 나니 감사한 마음에 울컥했습니다. 이제 돌아가면 차세대에게 한민족의 긍지를 심어주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재외동포청 산하기관인 재외동포협력센터 초청으로 'CIS 한국어 교사 심화연수'에 참여한 고려인 한국어 교사들은 10일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실력도 늘었지만 무엇보다 뿌리 의식이 커진 게 제일 큰 수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카레야 우라'는 최근 개봉한 영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 역할을 맡은 배우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에 외친 러시아어로 '대한독립 만세'란 의미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온 20명의 교사는 지난 2일부터 한국외대에서 실시 중인 연수에 참여했다. 이번 연수는 12일까지 진행된다.

이들은 연수 기간 하얼빈을 관람했고 서대문형무소역사관도 방문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의 한국어 담당 교사인 김 예카테리나(31) 씨는 "영화를 보고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방문해보니 우리 선조가 얼마나 힘든 시련을 이겨내고 독립을 이뤘는지 깊이 이해하게 됐다"며 "역사관을 나서며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부끄럽지 않은 후손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소재 미래한글학교에서 온 쉔 율리아(23) 교사는 "경력이 짧아 교사란 직업에 확신이 없었는데 한국어와 교수법을 집중적으로 배우고 선배 교사들의 노하우를 들으면서 자신감이 부쩍 늘었다"며 "무엇보다도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차게 배운 덕분에 교단에 계속 설 자신감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한국어 심화연수에 참여한 CIS 고려인 교사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소재 꿀리쇼프카한글학교 교사인 유가이 따찌아나(37) 씨는 "실습수업을 통해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좋은지 배웠다"며 "보고 배운 것을 고려인 차세대에게 열심히 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비쉬케크한국교육원의 황 바체슬라브(40) 교사는 "국립국악원에서 마당극 공연을 보며 마지막에 무대에 올라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는데 자주 들어보지도 못했던 국악에 흥이 저절로 나니 내게도 한민족의 DNA가 있다 싶어 뿌듯했다"며 "정체성을 찾으려고 교실을 찾는 고려인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잔뜩 챙긴 연수"라고 말했다.

협력센터는 고려인 한국어 교사를 대상으로 올해 심화 연수를 처음 실시했다.

한국어 심화 수업을 받는 고려인 교사들

wak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