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봇기업 리얼보틱스 "사람과 같이 TV 보고 대화 가능"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5에서는 한층 진화한 로봇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미 로봇 기업 리얼보틱스(Realbotix)는 인간과 대화는 물론, 사람의 키와 피부 등 외모까지 비슷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리아'(Aria)를 전시했다.
2년 전 CES에서 영국 로봇 기업 엔지니어드 아츠가 대화하고 표정도 짓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를 소개해 주목받았는데, '아리아'는 그보다 더 진화했다.
그동안 로봇이 특정 기능만을 하거나, 사람을 닮고 대화할 수 있어도 로봇 형체였지만 '아리아'는 달랐다.
우선 외모가 사람과 한층 더 비슷해졌다. 키는 155cm 남짓 됐고, 얼굴 생김새도 사람과 한층 유사했다. 특히, 피부를 만져 보니 진짜 살갗과 같은 느낌이었다.
눈도 끔뻑거려 생동감을 더했고 대화할 때는 시선을 맞추기 위해 눈동자를 돌리기도 했다.
대화할 때는 가만히 선 채로 답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팔 동작을 했다. 심지어 손가락도 사람처럼 구부리는 등 훨씬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로봇의 손가락 동작은 매우 어려운 기술로 알려져 있다. 아리아는 손가락으로 작은 물건은 집을 수 있다고 했다.
대화는 이전 로봇보다 한층 더 '성숙'했다.
자신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1초가량 뒤 "리얼보틱스의 플래그십 여성 친구(companion)로, 이번 CES에서 참관객들과 대화하고 우리의 놀라운 로봇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를 공유한다"고 소개했다.
간단한 질문은 물론, 어려운 질문에도 답했다.
"지난 5년 동안 무엇을 학습했냐?"고 묻자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고 이용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사람의 감정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고 답했다.
10년 전 리얼보틱스를 공동 창업한 매튜 맥멀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같이 영화나 TV를 보고 이에 대해서 대화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움직임은 아직 한계가 있었다. 아리아는 바퀴가 달린 원형의 선반에 지지해 서 있고 이를 통해 스스로 움직이지만 직접 걷지는 못한다고 했다.
맥멀렘 COO는 "1∼2년 후에는 걸을 수 있는 로봇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휴머노이드 로봇 가격은 두상 부분만은 5만 달러(7천300만원)이고, 전신은 15만 달러에 달했다.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맞춤형' 얼굴도 제작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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