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졸속사업·석호 훼손" 잇단 반발…추진 의지 변화 주목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강원 강릉시가 경포호에 인공분수 설치를 추진하면서 찬반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강릉시가 행정절차 후 주민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10일 밝혔다.
강릉시는 현재 행정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포호에 인공분수를 설치할지 말지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는 그러면서 앞으로 남겨진 행정절차를 마치면 시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홍규 시장은 최근 강릉시의회에서 8월까지 경포호에 인공분수를 설치하겠다는 강행 의지를 밝힌 바 있어 추진의지에 변화가 생긴 것인지 주목된다.
시는 민선 8기 들어 1996년 준설 이후 시간이 흐르는 동안 수질과 생태계가 많이 교란된 경포호의 '수질개선을 위한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해 왔다.
경포대와 경포호는 명승 제108호이며 천혜의 자연인 석호이지만 완전히 바닷물로 변했고, 수질의 과도한 부영양화로 인한 녹조현상, 악취 등으로 석호로서 기능을 잃은 지 오래라고 시는 판단한다.
또한 2004년 경호교 보 철거 이후 다량의 해수 유입으로 떡붕어ㆍ잉어 등 대표 민물 어종은 사라진 지 오래고, 파래ㆍ염주말 등 해조류 과다 번식ㆍ사멸로 악취 발생 및 퇴적층이 증가해 수중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 시는 경포호 내 분수 시설을 포함한 폭기시설 설치, 콘텐츠 개발 등의 관광 요소 가미 등 복원과 관광자원 확보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추진해 왔다.
시가 추진하는 폭기 시설은 250억원을 들여 길이 400m, 분출 높이 150m 규모의 분수 설치를 8월 준공 목표로 추진 중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인 경포호 옛 모습의 복원 의지는 가려진 채 분수 설치만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라며 "경포호가 전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호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치는 관광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릉시의 경포호 인공분수 설치 사업에 환경단체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 없는 졸속 사업으로 석호 훼손과 가치 상실 등이 우려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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