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서부 반군 점령 마을 폭격…민간인 40여명 사망

연합뉴스 2025-01-10 13:00:11

대형 화재로 가옥 500여채·시장 등 파괴…"50여명 부상"

미얀마군이 폭격한 람리섬 현장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이 서부 라카인주에서 반군이 점령한 마을을 폭격해 민간이 40여명이 사망했다.

10일 AP통신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 등에 따르면 미얀마군이 지난 8일 소수민족 무장단체 아라칸군(AA)이 장악한 라카인주 람리섬 짜욱니모 마을에 공습을 가해 민간인 최소 41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구호단체와 구조대가 전날 밝혔다.

공습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해 가옥 500여채와 시장 등이 파괴되고, 부상자도 약 50명 나왔다.

아라칸군도 미얀마군 전투기 폭격으로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민간인 40여명이 사망하고 20명 이상 다쳤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전투기 두 대가 여러 곳에 폭탄을 투하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미얀마나우에 전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북서쪽으로 340㎞ 떨어진 람리섬은 지난해 3월 아라칸군이 점령한 곳이다.

아라칸군은 지난달 라카인주 앤 타운십(구)에 있는 미얀마군 서부사령부를 함락하는 등 라카인주 대부분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아라칸군이 라카인주 17개 타운십 중 14개를 통제하고 있다.

라카인주 자치권을 얻겠다는 목표로 군부와 충돌해온 아라칸군은 라카인주에서뿐만 아니라 중국과 접한 북동부 샨주에서도 미얀마군과 싸우고 있다.

이들은 2023년 10월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타앙민족해방군(TNLA)과 '형제동맹'을 결성하고 샨주에서 군정을 상대로 대규모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이후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과 연대해 전국적인 공세에 나서 군정을 위기에 빠뜨렸다.

수세에 몰린 미얀마군은 전투기를 동원한 공습을 강화했다. 반군 군사시설 외에 민간인 거주 지역에도 무차별 폭격을 가하면서 민간인 희생자도 급증했다.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