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우크라 전쟁에 민간인 1만2천여명 숨져…포로 처형 급증"(종합)

연합뉴스 2025-01-10 02:00:08

드론 사용으로 최근 인명피해 증가…"처형 사례, 포로 68건·민간인 170건"

나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만 3년에 가까워지도록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수가 1만2천여명에 이르며 최근에도 무인기(드론)와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인명피해가 크게 늘었다고 유엔이 밝혔다.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포로 즉결 처형도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9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에 따르면 나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 사무소 부대표는 전날 회의에서 약 3년 가까운 기간에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사망자 1만2천300여명이 나왔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 수치는 확인된 사망자만 포함한 것이어서 실제 희생자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인명피해 규모는 증가세를 보였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작년 9∼11월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 수가 57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는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사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러시아가 작년 11월 한 달간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장거리 드론 수는 2천여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 영상을 보면서 조종할 수 있는 소위 '일인칭 시점 드론'을 사용한 공격은 사전에 민간인과 군인을 구별할 수 있는데도 민간인 사망자를 유발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유엔은 지적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에서 작년 9∼11월 일인칭 시점 드론을 사용한 공습으로 사망한 주민이 35명 나왔다고 유엔은 덧붙였다.

러시아군에 붙잡힌 우크라이나군 포로가 즉결처형된 사례가 최근 급증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즉결처형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68건이며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9∼11월 우크라이나군 포로 62명이 처형됐다는 의혹이 있으며 이 가운데 5건은 검증을 거쳐 사실로 확인됐다고 알나시프 부대표는 언급했다.

민간인의 경우,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서 전쟁 발발 이후 170명이 처형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구금시설 내 수용자도 포함된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즉결처형은 전쟁범죄로 반드시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며 "러시아는 이런 행위를 중단하고 책임자를 기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