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토 현실적 논의해야" 마크롱 발언에 "깊은 우려" 비판

연합뉴스 2025-01-10 00:00:45

사회당 "국제 관계 훼손 발언 자제" 촉구

프랑스 대사들과의 신년회에서 연설하는 마크롱 대통령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영토 문제에 있어 '현실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에 야당 일각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좌파 사회당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마크롱 대통령에게 "국제 관계를 훼손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일 엘리제궁에서 열린 프랑스 대사들의 신년회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영토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논의를 해야 하며 이는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빠르고 쉬운 해결책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항복은 유럽인이나 미국인에게 좋을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그간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주장해 온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현실적' 접근을 촉구하며 영토 양보를 암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짚었다.

사회당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 발언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누구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를 합병하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침략하는 건 누구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1991년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 완전한 주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저항군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와 돈바스 역시 우크라이나가 수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로 병합했으며, 돈바스 지역은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러시아 점령지가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해 12월 17일 공개된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의 영토를 포기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이를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사실상 이 지역은 현재 러시아의 통제하에 있다. 우리는 이 지역을 되찾을 힘이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