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판매 확대 목적…신약 개발하려면 막대한 컴퓨터 연산 필요"
엔비디아도 2023년 생명공학 업체 투자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주목받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AI 칩 제조업체 AMD가 신약회사 투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AMD가 상장 지분에 대한 사모투자 등의 방식으로 생명공학 업체인 앱사이(Absci)에 2천만 달러(약 29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MD는 이를 통해 생명공학 분야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 하며, 이러한 방식을 다른 사업 분야에도 적용해 가려 하고 있다.
마크 페이퍼마스터 AMD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투자에 대해 특정 산업에서 자사 GPU를 사용하도록 하려는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AMD는 지난달에는 클라우드 업체 벌터(Vultr)의 3억3천300만 달러(약 4천865억) 규모 투자금 모집에도 참여했다. 벌터의 AI 하드웨어 우선 제공업체가 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AMD는 이러한 투자 방식을 통해 엔비디아가 장악 중인 GPU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 가려 하고 있다.
앱사이가 현재 사용 중인 AI 칩 470여개 가운데 대부분은 엔비디아 GPU인데 앞으로 AMD 제품 사용을 늘릴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신약 개발 업체 측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윈윈'으로 볼 수 있다.
AI를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컴퓨터 연산이 필요한데 반도체 업체와의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AI 모델 사용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앱사이의 숀 매클레인 최고경영자(CEO)는 "젖은 실험실에서 진행되던 신약 설계가 이제 AI로 옮겨 가는 큰 변화가 시작됐다"면서 이에 따라 컴퓨터 연산이 매우 중요해졌고 관련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MD와 함께 헬스케어 분야 및 AI 기반 신약 개발에 맞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작업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역시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AI 칩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023년 생명공학 업체 리커전 파마슈티컬스의 AI 기반 신약 개발 사업에 5천만 달러(약 730억원)를 투자하고 하드웨어를 지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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