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퇴역군인 7명, 군사기밀 중국에 유출 혐의 기소

연합뉴스 2025-01-09 15:00:11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타이베이사무처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의 육군 사관학교 출신 장교 등 퇴역군인 7명이 기밀 사항을 중국에 유출한 간첩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고등검찰은 최근 육군 장교 출신인 취훙이 '푸캉연맹당' 주석 등 7명을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취 주석은 퇴역한 후 중국에서 사업하다 2019년 중국 선전 지역에서 중국군 정보관계자에 포섭됐다.

취씨는 중국 정보요원에게 금전을 받고 대만군 아리산 레이더기지, 핑둥의 자루탕 해변과 3군 연합훈련기지,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타이베이 사무처 도면 자료 등을 넘겼다.

자루탕 해변은 중국군이 대만 침공을 결행할 경우 상륙 작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14곳의 해변 가운데 한 곳이다.

또한 취씨는 중국 측으로부터 1천만 대만달러(약 4억4천만원)에 달하는 정치 자금 등의 지원을 약속받았다.

그 후 지난 2023년 9월 대만 측 중·고위급 장병을 포섭하기 위한 '푸캉연맹당'을 창당하고 대만 내정부에 신고했다.

나머지 6명은 대만군의 군사 기밀의 수집과 유출, 중국의 정치자금을 지원받아 지난 2022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 출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대만 내정부는 전날 취 주석의 이런 행동이 국가 안보와 자유 민주주의의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이므로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면서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에서 지난 2016년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냉각되면서 간첩 혐의로 체포되는 군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에는 중국으로부터 공작금을 받은 뒤 전쟁이 나면 투항하겠다고 서약한 대만 육군 고위급 장교에게 징역 7년 6개월 형이 확정된 바 있다.

jinbi1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