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난해 역대 가장 더웠다…폭염·열대야 최다

연합뉴스 2025-01-09 15:00:09

6월·11월에 많은 비, 8월·12월에는 역대 최저 강수량

뜨거운 햇볕 아래서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지난해 제주도는 역대 가장 더운 해였으며, 시기별 강수량 패턴이 평년과 다른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제주도 연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제주·서귀포·성산·고산의 평균값)의 평균기온은 평년(16.1도)보다 1.7도 높은 17.8도로, 전국적으로 기상관측망이 대폭 확충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높았다.

연평균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1.6도 높은 21도, 연평균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1.8도 높은 15도로 역시 각각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월별로 보면 12월을 제외하고 1년 열두달 중 열한달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이 중에서도 2월, 4월, 8월, 9월, 10월 등 다섯 달은 역대 1위의 월평균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9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무려 4도가 높은 27.4도로, 가장 무더운 시기인 8월 초순 평균기온 평년값(27.5도)과 비슷했다.

더위가 점차 누그러져야 할 9월 중순까지도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려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제주·고산 9월 20일)와 가장 늦은 폭염(고산 9월 18일, 서귀포 9월 19일)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간 폭염일수는 평년(3.9일)보다 5.5배 많은 21.3일, 열대야일수는 평년(25.2일)보다 2.5배 많은 63.5일로 각각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온을 높인 주요 기후학적 요인으로는 높은 해수면 온도와 티베트 고기압, 북태평양고기압 등 고기압 발달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제주도 월별 강수량 양상

지난해 제주도 연 강수량은 1천928.9㎜로 평년(1천545.5∼1천792.6㎜)보다 많았다.

전반적으로 다습한 남풍 계열 바람이 자주 불며 비가 온 날이 평년보다 21.1일 많은 145.5일로, 강수일수 역대 4위를 기록했다.

시기별 강수량 패턴은 평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제주도는 일년 중 8월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특징이 있는데 지난해에는 6월에 가장 많은 비(연 강수량의 22%)가 내렸고, 11월에 2번째로 많은 비(연 강수량의 15%)가 내렸다.

월별 강수량을 보면 2월에는 강수량이 192.4㎜로 역대 2월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렸으며 6월은 432.8㎜, 11월은 298.9㎜로 각각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반면 8월과 12월 강수량은 각각 78.2㎜, 5.9㎜로 역대 가장 적었다.

일반적으로 비가 적게 내리는 시기인 2월 강수량이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인 8월보다 역대 처음으로 많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10월에는 강수일수가 평년보다 9.2일 많은 15.5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11월에는 11월 1일 지점별로 11월 강수량 평년값의 1.5∼3.4배의 비가 내려 11월 일강수량 극값을 기록하는 등 전례 없이 강한 비가 내렸다.

또한 올해 여름철 강수량(683.8㎜) 중 82%(561.9㎜)가 장마철에 집중돼 역대 가장 큰 비율을 보였다.

기상청은 지난해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된 경우가 많아 강한 집중호우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ato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