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기질 급속 악화…방콕시, 드라이아이스 살포 실험

연합뉴스 2025-01-09 13:00:14

77개주 중 7곳만 '안전' 수준…총리, 긴급 대책 마련 지시

대기질 악화한 방콕시 전경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대기 오염이 '위험 수준'으로 급속히 악화해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9일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와 카오솟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태국 전국 77개 주 가운데 7개 주에서만 대기질이 안전한 상태로 나타났다.

수도 방콕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건강에 유해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사뭇사콘주 초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143.1㎍/㎥에 달했고, 빠툼타니(132㎍/㎥)와 방콕(129.4㎍/㎥), 논타부리(128.6㎍/㎥), 아유타야(125㎍/㎥) 등의 대기 오염도 심각했다.

PM2.5는 먼지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대기 오염 물질로 폐암, 심장질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의 안전 기준치는 37.5㎍/㎥이다.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내각에 대기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이달 말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사탕수수 등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논밭을 태우지 않도록 단속하고, 차량과 건설 현장의 오염 물질 배출도 철저히 관리하도록 했다.

외교부에는 국경 지역 논밭 태우기 등과 관련해 주변국과 협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방콕시는 주민들에게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대기 오염 완화를 위해 상공에 드라이아이스를 뿌리는 실험을 했다.

드라이아이스 조각을 뿌리는 것은 구름 속 수증기를 급속히 냉각시켜 물방울을 만드는 인공강우 방법의 하나다.

방콕의 산업용 가스업체가 시험 비행을 위해 드라이아이스 300t을 방콕시에 기부했다.

찻찻 싯티판 방콕시장은 실험 결과 오염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효과를 확인했다며 장기적인 초미세먼지 완화를 위해서는 항공기와 드라이아이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국은 해마다 건기인 12∼3월이 되면 대기질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급격히 악화한다.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