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친(親)팔레스타인 성향의 평화운동 단체가 미국 주요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려다가 무산됐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퀘이커봉사위원회(AFSC)는 NYT에 가자지구 전쟁을 '이스라엘의 집단학살'로 표현한 온라인 광고를 내달라고 신청했다.
그러나 NYT 광고팀은 '집단학살'이라는 단어를 '전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을 AFSC에 전달했다.
지난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테러로 촉발된 가자전쟁의 성격에 대해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등이 다른 견해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AFSC가 공개한 이메일에 따르면 NYT는 "정확한 사실관계와 법적인 기준 준수를 추구하는 NYT는 광고의 내용도 이 같은 원칙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NYT에는 '기만적이거나 부정확하다고 판단될 경우 광고를 거부할 수 있다'는 자체 규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FSC는 광고 게재 신청을 철회하고, NYT를 비판했다.
AFSC는 "NYT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중단을 요구하는 광고를 게재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진실을 회피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AFSC는 평화와 정의 등의 가치를 강조하는 퀘이커 교단이 1917년에 설립한 평화운동 단체다.
세계 각지의 분쟁 지역 민간인 지원과 인권운동 등에 천착했지만, 1970년대 이후에는 정치적인 성향이 짙어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특히 미국 내에선 반(反)이스라엘 단체로 변질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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