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의 세계…'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철학자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 박승찬 지음.
"데우스 로 불트!"(Deus lo vult)
교황 우르바노 2세가 외치자, 그리스도교도들이 복창했다. '신께서 그것을 원하신다'는 뜻의 라틴어다. 여기서 그것은 '전쟁'을 의미했다. 우르바노 2세는 전쟁에 참여하는 자는 지은 죄에 대해 사면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십자군 전쟁은 1095년 11월 27일, 클레르몽 공의회가 끝난 후 나온 우르바노 2세의 이처럼 짧은 연설로 시작했다. 그리고 약 200년간 지속됐다.
전쟁은 격렬했다. 신앙에서 시작했지만, 욕심이 뒤따랐다. 예를 들어 1차 십자군 전쟁에 참전한 보에몽의 군대는 무슬림 도시 안티오키아를 함락한 후 아이, 부녀자, 노인을 가리지 않고 학살한 후 금은보화를 약탈했다. 이들은 안티오키아 인근 마라에서도 끔찍한 학살을 자행했다. 이교도를 사탄이나 악마로 형상화했기 때문에 잔혹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기독교인들뿐 아니다. 1차 십자군 전쟁에서 패한 이슬람 군대가 보복에 나섰을 때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중동의 관습에 따라 잔혹하게 그리스도인을 살해했다.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우리에게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맹목적인 신앙이 얼마나 인륜을 거스르는 만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전쟁은) 웅변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개론서 성격의 책으로, 방대한 십자군 전쟁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오르골. 400쪽.
▲ 모든 것은 예측 가능하다 = 톰 치버스 지음. 홍한결 옮김
베이즈 정리는 18세기 영국의 아마추어 수학자 토머스 베이즈가 발견한 확률 이론이다. 영국 장로회 목사이자 아마추어 수학자 베이즈가 한줄짜리 공식으로 정리했다. P(A|B)=P(B|A)×P(A)/P(B)로 표현되는데, 여기서 세로줄 '|'는 '~라는 조건에서'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사건 B가 일어난다는 조건에서 사건 A가 일어날 확률은 A가 일어났을 때 B가 일어날 확률에 A 자체의 확률을 곱하고, B 자체의 확률로 나눈 것과 같다는 의미다. 베이즈의 정리는 이처럼 한줄짜리 공식이지만 오늘날 의료 진단, 뇌과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도구로 쓰이고 있다.
책은 베이즈 정리가 어떻게 세상을 설명하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영국의 과학저술가인 저자는 우생학, 의사결정 이론, 우리 뇌의 작동 방식 등을 소재로 삼아 자칫 난해할 수 있는 내용을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김영사. 4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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