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 솟은 '탑 위의 탑'…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국보 됐다

연합뉴스 2025-01-09 10:00:23

"우리나라 석탑 중 유일한 형태…당시 불교문화 교류 양상 보여줘"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과 대광보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탑 위에 탑을 쌓은 듯한 독특한 형태로 이름난 충남 공주 마곡사의 탑이 국보가 됐다.

국가유산청은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을 국보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

1984년 보물로 지정된 이후 약 41년 만의 국보 승격이다.

마곡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에 등재된 사찰 가운데 한 곳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로 잘 알려져 있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절 마당에 우뚝 서 있는 이 탑은 고려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탑 전체의 무게를 받쳐주는 기단을 2단으로 쌓고, 그 위로 5층의 몸체를 올린 뒤 '풍마동'(風磨銅)이라 불리는 길이 1.8m의 금동보탑을 올린 형태다.

탑 위에 탑을 쌓은 모습으로 매우 특수한 양식으로 여겨진다.

특히 금동보탑은 중국 원나라 등에서 유행했던 양식을 재현하고 있고 제작 기법이 정교하고 기술적·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석탑에서는 유일한 것으로 당시 불교문화의 국제적인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지대석에 새겨진 해목형 안상

마곡사 석탑은 조성 시기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고려 후기 충청과 호남 지역에서 성행했던 백제계 석탑 양식을 나타내고, 탑에 새겨진 조각의 기법·문양 등을 고려하면 14세기 무렵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 탑은 학술이나 예술 측면에서도 연구할 가치가 크다.

석탑 아래에 하중을 지탱할 힘을 높이기 위해 놓은 지대석에는 게의 눈과 같은 형상의 곡선 모양을 일컫는 '해목형 안상'(蟹目形 眼象)이 새겨져 있다. 현재 남아있는 석탑에서 최초로 발견된 사례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설명에 따르면 임진왜란을 거치며 탑 안의 보물은 거의 도난당했으나, 1972년 탑을 해체해 수리하는 과정에서 향로와 문고리 등이 발견됐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상륜부의 금동보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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