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오르테가 정부, 최근 6년간 5천 곳 이상 문닫게 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정권에 비판적인 비정부기구(NGO)를 강하게 압박하는 니카라과 정부가 세이브더칠드런을 비롯한 15곳을 폐쇄했다.
니카라과 내무부는 8일(현지시간) 온라인 관보[https://www.lagaceta.gob.ni/la-gaceta-no-02-mie-rcoles-08-de-enero-de-2025/]를 통해 운영 허가를 취소한 15개 NGO 명단을 공개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에벤에셀 기독교선교재단, 거리 아동을 위한 돌봄 및 직업 훈련 센터, 헬프 포 니카라과 재단 등이 포함돼 있다.
단체명만 놓고 보면 대부분 종교와 관련돼 있거나 어린이 구호와 연계된 활동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경우 자발적으로 해산을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니카라과 당국은 관보에 설명했다.
정부 비판 성향 언론매체인 라프렌사는 "대체로 오르테가 정권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폐쇄를 명령할 것으로 예상될 때 NGO에서는 자발적 해산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폐쇄 명령이 나오면 자산까지 몰수된다"고 보도했다.
장기 집권(1985∼1990년·2007년∼현재) 중인 다니엘 오르테가(79) 대통령은 2018년 반(反)정부 시위와 2021년 대선 등을 전후로 시민사회단체와 NGO에 대한 예속 조처를 강화하고 있다.
폐쇄 명령의 경우 외견상으로는 상세한 재정 정보 미공개 같은 규정 위반에 따른 조처라고 당국은 설명하는데, 최근엔 나흘 전 수립한 의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러 NGO에 철퇴를 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니카라과 당국은 약 1천500개의 NGO를 한꺼번에 해산시키는 등 최근 6년간 최소 5천여곳의 문을 닫게 했다고 라프렌사는 전했다.
작년에 한국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북한에 대사를 임명한 오르테가 정부는 대통령 임기를 기존 5년에서 6년으로 늘리는 한편, 국제사회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공동 대통령' 체제를 도입한 바 있다.
오르테가와 함께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인물은 그의 부인인 로사리오 무리요다.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