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기후수장 "트럼프 파리협정 재탈퇴시 심각한 타격"

연합뉴스 2025-01-08 20:00:30

EU도 극우 득세에 '유엔 목표설정' 제출시한 못 지킬듯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 기후정책 담당 수장이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해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또 탈퇴하면 전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웝크 훅스트라 EU 기후·넷제로·청정성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는 무차별로 몰아치기 때문에 모든 국가가 (대응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훅스트라 집행위원은 기후변화를 비롯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건설적인 교류를 하고 싶다면서 현재 집행위가 각급 수준에서 미국 측에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탈퇴가 현실화하면 다른 나라들이 기후외교에 한층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파리협정은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전과 비교해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순 배출량 '0'을 위해 각자 실천적 노력을 기울이자는 협약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파리협정 탈퇴가 포함된 기후·에너지 관련 행정 명령과 대통령 포고문을 취임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2016년 파리협정을 비준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때인 2017년 6월 협약 탈퇴를 선언한 뒤 2019년 11월 유엔에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해 재가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복원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에서 미국의 기후정책이 상당히 후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EU가 미국의 공백을 메워 이른바 '기후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고 EU 전문매체 유락티브는 짚었다.

그러나 EU 곳곳에서도 기후정책에 회의적인 극우, 강경우파 득세로 쉽지 않은 처지다. 당장 EU는 내달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별 새로운 기후 목표 설정 마감 시한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훅스트라 집행위원은 EU 내 정치권 순환 주기가 유엔 제출 시한과 다르다고 설명하면서 올해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유엔기후정상회의 전까지는 야심찬 목표치가 마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는 203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1∼66% 감축하겠다는 새 목표치를 유엔에 제출했다.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