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접국 영토 포함한 '왕국 성경지도' 게시

연합뉴스 2025-01-08 20:00:29

이스라엘 외무부가 게시한 '성경 지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 정부가 옛 이스라엘왕국의 영역을 묘사한 '성경 지도'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해 주변국의 비난을 사고 있다고 예루살렘포스트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6일 이스라엘 외무부는 엑스(X·옛 트위터) 아랍어 계정에 "3천년 전 이스라엘왕국이 존재했던 것을 아시나요?"라는 물음과 함께 한 장의 그림지도를 올렸다.

이 지도는 기원전 928년 이스라엘왕국에서 남쪽의 유다왕국이 분열돼 나간 시기를 표현했다.

이스라엘왕국 영토는 요르단강 동쪽의 현재 요르단 영토 일부까지 뻗어나간 것으로 그려졌다. 북쪽으로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 골란고원을 넘어 레바논과 시리아 일부까지 포함됐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스라엘왕국이 사울, 다윗, 솔로몬 등 초기 세 명의 왕을 거친 후 4대에 이르러 여로보암 왕이 다스리는 이스라엘왕국과 르호보암 왕의 유다왕국으로 나뉘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열은 향후 수백 년간 이스라엘인 역사 전반에 걸친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졌다"면서도 "해외에 있는 유대인들은 국가 재건을 계속 희망했고 1948년 이스라엘 국가가 중동의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로 선언됐다"고 했다.

해외로 흩어진 유대인들(디아스포라)이 옛 조상 땅에 민족국가를 세운다는 이스라엘 건국이념 '시온주의'를 설명한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 극우파 일부 정치인 사이에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을 영토로 공식 합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요르단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시한 지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 지도는 팔레스타인 영토 일부와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가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이라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이런 극단주의 정책이 이 지역을 불태우는 전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