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임기범의 AI 혁신 스토리…AI 검색, 보이지 않는 위험

연합뉴스 2025-01-08 11:00:12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 영문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지난 10여년간 인공지능(AI) 기술은 일상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특히 정보 검색 분야에서 AI는 혁신적인 변화를 끌어내며 정보를 찾고 소비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2025년 현재, AI 검색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우리의 주요 정보 획득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가 짙어지듯 AI 기반 검색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 AI 검색의 새로운 물결

이 시대 AI 검색은 전통적인 키워드 기반 검색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구글, 빙, 네이버와 같은 주요 검색 엔진은 고도화된 AI 알고리즘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도입해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맥락에 맞는 결과를 제공한다.

오픈AI의 ChatGPT는 실시간 웹 검색 기능을 통합해 사용자 질문에 대한 답변과 함께 관련 웹사이트 링크를 제공하며, 구글은 AI 오버 뷰 기능을 통해 정보를 요약해 제공한다. 또한 퍼플렉시티는 인터넷과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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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AI 검색 서비스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처리하는 멀티모달(Multi Modal·여러 가지 유형의 데이터를 함께 활용해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접근 방식) 기능을 제공하는 추세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멀티모달 검색 기능의 발전이다. 이제 AI는 이미지, 음성 심지어 사용자의 감정까지 고려해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찍은 음식 사진으로 레시피를 검색하거나 허밍으로 음악을 찾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기술은 검색의 범위를 크게 확장하며 정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 발전 이면에는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 가장 큰 우려는 정보의 왜곡과 편향성이다. AI 검색 엔진이 학습하는 방대한 데이터 세트는 완벽하지 않으며, 때로는 사회적 편견이나 왜곡된 시각을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있을 때 AI는 균형 잡힌 시각 대신 한쪽으로 치우친 관점을 제시할 위험이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상업적 이해관계에 따른 검색 결과의 왜곡이다.

AI 검색 서비스 제공자가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검색 결과와 답변을 의도적으로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제품 추천이나 가격 비교 시 특정 업체의 상품만을 언급한다거나 고의로 부정적인 리뷰를 누락시키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 투명성의 부재와 책임소재의 모호함

AI 검색 결과가 '블랙박스' 같은 불투명성을 가진다는 점도 큰 문제다. 사용자들은 AI가 어떤 근거로 특정 답변을 제시했는지 알기 어렵다. 더구나 AI가 제공한 정보가 잘못됐을 경우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도 모호하다. 정보의 신뢰성 검증을 어렵게 만들며 잘못된 정보가 마치 검증된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위험성을 높인다.

현대인은 점차 AI 검색에 대한 맹목적 의존도를 키워가고 있다. 빠르고 편리한 결과물은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이용자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저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AI가 제공하는 그럴듯한 답변이 검증 없이 받아들여지면서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는 능력이 점차 퇴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자동차의 등장이 이동을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인간의 보행 능력이 상대적으로 퇴화했음은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이러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AI 검색 시스템은 더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검색 결과가 어떤 과정을 통해 도출됐는지, 상업적 제휴 관계는 없는지 등을 사용자들이 명확히 알 수 있어야 한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부터 편향성을 제거하고 다양한 관점을 포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AI 검색 서비스 제공자의 윤리적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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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리터러시 : 디지털 시대 새로운 문해력

가장 우선으로 뭇 이용자는 AI 검색을 하나의 도구로 인식하고,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단순히 기술을 거부하거나 맹신하는 것이 아닌 균형 잡힌 시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교육을 통해 사용자가 AI 검색 결과를 검증하고, 다양한 출처를 통해 정보를 교차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AI 검색은 정보의 바다에서 새로운 나침반이 됐다. 하지만 이 나침반이 항상 정확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AI가 제공하는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그 이면의 한계와 위험성을 직시해야 한다.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사용자의 태도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AI 검색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며, 대중의 삶에 더욱 깊이 관여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용자가 주도권을 잃지 않는 것이다.

기술을 맹신하지 않되 적절히 활용하고, 비판적 사고능력을 유지하면서도 혁신의 이점을 누리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AI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필수 능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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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범 인공지능 전문가

▲ 현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 신한금융그룹 디지털사업팀장. ▲ 신한금융그룹 ICT 전략팀장. ▲ 신한 DS 디지털 전략연구소장 역임.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