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경매 금리도 18년 만에 최고치…10년 만기 연 4.68% 낙찰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다가오면서 최근 꾸준히 오르던 미국 국채 금리가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장에서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를 찍을 것으로 예상하는 옵션거래가 나왔으며, 매달 실시하는 국채 경매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8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한 달간 약 0.5%포인트 상승해 연 4.7%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말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번 주에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1천19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경매도 예정돼 있어 금리 상승 압력은 가중되고 있다. 또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정부 차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는 다음달 말까지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옵션거래가 나왔다. 2023년 10월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까지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본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높게 나온다.
ING의 파드라익 가비 글로벌 금리 전략팀장은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올해 말 5.5% 정도가 될 것으로 봤다.
T로웨 프라이스의 아리프 후사인은 6%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재정적자 확대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국채 금리 상승을 이끌고 있다.
블랙록의 가르기 쇼두리 미주 지역 수석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시장에서는 재정 정책에 대해 확신이 필요한데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좀 더 많은 정보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금은 얼마나 많은 국채가 발행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매수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7일 발표된 고용 및 서비스업 지표도 호조를 보여 올해 하반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이는 국채 금리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이날 이루어진 미국 정부의 390억 달러 규모 10년 만기 국채 경매에서 금리는 4.68%로 낙찰됐다. 지난 2007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고용 및 서비스업 지표는 현재 미국 경제가 강하고 금리도 제약적이지 않다는 시장의 견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해가 바뀌면서 금리 추이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의 최근 고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채권값이 하락(=채권 금리 상승)할 것으로 보는 숏(매도)포지션도 증가했지만 채권값 상승을 전망하는 롱(매수)포지션도 1년여 만에 최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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