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나무들·작은 죽음이 찾아왔어요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무지무지 작지만 아주아주 특별한 분홍 유니콘 = 숀 해리스 지음. 이숙희 옮김.
어린 분홍 유니콘은 가족들에 비해 너무나 작은 몸집 때문에 놀림을 받고 속상한 마음에 홀로 잔디밭을 뛰어다닌다. 그때 분홍 유니콘 앞에 험상궂게 생긴 조그만 요정이 나타나 화를 내며 "너 같은 거인은 자기밖에 모른 채 돌아다닌다"고 말한다.
알고 보니 분홍 유니콘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다가 그만 요정이 탄 작은 자동차를 밟아 박살 냈던 것. 늘 작다는 이유로 놀림당하던 분홍 유니콘은 '거인'이라는 말을 듣고 우쭐한 기분을 느낀다.
칼데콧상을 받은 작가 숀 해리스는 이 책에서 콤플렉스를 대하는 방법을 유쾌하게 다룬다. 아울러 분홍색 수컷 유니콘, 무서운 외모의 요정 등 독자의 고정관념을 깨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신선한 인상을 준다.
열린어린이. 48쪽.
▲ 아기나무들 = 최정은 글. 박경민 그림.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불안감,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 등 엄마의 솔직한 심경을 담은 책이다.
엄마는 때때로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쌍둥이 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 일단 달려가고 보는 서현이를 보면 걱정되고, 항상 느긋해 이것저것 놓치는 정연이를 보면 속상한 마음이다.
그럴 때면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상처 주지 않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지며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에 예민해진다.
오랜 세월이 흘러 20년 전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살았던 동네로 다시 이사해 보니 작았던 나무들이 강과 하늘을 가릴 만큼 자라 있다. 커진 나무를 본 엄마는 지나간 세월 동안 두 아이도 잘 자라주었음을 깨닫는다.
발달 장애인인 박경민 작가가 독창적인 그림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린탠저린. 34쪽.
▲ 작은 죽음이 찾아왔어요 = 키티 크라우더 지음. 이주희 옮김.
작은 죽음이 커다란 낫을 들고 머리까지 뒤집어쓴 검은 옷의 소매를 펄럭이며 창백한 얼굴로 나타나면 사람들은 누구나 공포에 질린다.
아직 어린아이인 작은 죽음은 저승으로 떠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기만 한다. 작은 죽음은 "늘 이렇다니까"라며 볼멘소리를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 달리 소녀 엘스와이즈는 작은 죽음이 나타나자 "드디어 왔군요!"라며 환한 얼굴로 맞이한다.
병 때문에 늘 아팠던 엘스와이즈는 작은 죽음이 와준 덕분에 더는 고통받지 않게 되었다고 기뻐한다. 엘스와이즈는 자기가 아는 모든 놀이를 작은 죽음에게 알려주며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 수상자인 키티 크라우더는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설명해주기 꺼리는 차별, 정체성 등 민감한 주제를 과감하고도 섬세하게 다루는 작가다. 이 책에선 삶과 죽음이란 문제를 색다른 시선으로 풀어냈다.
논장. 32쪽.
jaeh@yna.co.kr